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인수를 확정하는 등 유료방송 업계 간 합종연횡에 가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KT는 그동안 눈독을 들인 딜라이브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각 사 로고. / 각 사 제공
각 사 로고. / 각 사 제공
21일 KT 관계자는 "딜라이브 인수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 배경으로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먼저 합산규제 이슈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을 사업자별 3분의 1(33.3%)로 제한하는 것이다. 2018년 일몰됐으나 재도입 여부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서 논의 중이다. 합산규제는 아직까지도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만약 합산규제가 재도입된다면 KT는 인수합병(M&A) 자체를 시도할 수 없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까지 포함해 합산규제를 받게 되기 때문에 사실상 타사를 합병할 수 없다.

22일 과방위는 법안2소위에서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를 진행한다. 불확실한 규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딜라이브 인수를 강행하다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KT 한 관계자는 "딜라이브 인수 실사는 2018년부터 진행 중이며, 최근 실사를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지난해부터 진행했던 것의 연장성 상일뿐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지금은 합산규제 이슈로 중단된 상태며,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본격적으로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딜라이브의 채권 만기일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딜라이브는 7월까지 4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채권단에 상환해야 한다.

2016년 채권단은 딜라이브와 국민유선방송투자(SPC)에 2019년 7월까지 채권만기를 연장했다. KT가 신중모드로 돌아서며 딜라이브의 채권 만기일이 도래할수록 결국 아쉬운 건 딜라이브다. 이미 딜라이브 몸값은 9000억원 수준에서 최근 8000억원대로 떨어졌다. 2018년 만해도 딜라이브 측은 인수금액을 1조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T 입장에서 무리할 이유가 전혀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