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2일 51회 정기주주총회에서 당초 예고했던 배당금 및 사외이사 후보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2018년도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3000원으로 통과됐다. 사외이사 3인은 현대차가 추천한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선임됐다.

 현대자동차 51회 정기주주총회 표결 현장 / 안효문 기자
현대자동차 51회 정기주주총회 표결 현장 / 안효문 기자
앞서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은 현대차 주주 자격으로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총 4조5000억원)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여기에 사외이사 후보로 존 리우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로버트 랜달 맥긴 볼라드파워시스템즈 회장, 마가렛 빌슨 CAE 이사 등을 추천했다. 엘리엇의 제안은 의결권 있는 주식의 20%도 동의를 얻지 못해 모두 부결됐다.

현대차 주주들이 당장의 고배당보다 회사측이 제시한 미래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배당 성향이 71.7%로, 지난해 실적부진을 고려했을 때 주주들이 수긍할만한 수준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회사가 제안한 배당금액이 마음에 들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엘리엇 등) 일부 주주가 제안한 금액이 과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장기 투자 관점에서 단기적인 고액 배당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은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엘리엇의 표싸움으로 주목을 받은 이번 주총이 현대차의 승리로 끝나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날 주총에서 정의선 수석 부회장의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선임안도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통과됐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은 주총회장에서수요 위축과 불확실성 증대로 닥친 위기를 신차 출시로 극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원희 사장은 "올해 역대 최다인 8종의 신차를 준비한다"며 "앞서 선보인 쏘나타를 비롯해 제네시스 G80, 브라질 HB20 후속 등 주력 볼륨 모델 및 현지 특화 차종은 물론 소형 SUV 신차 출시를 통해 SUV 풀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신형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의 품질 안정화, 의사결정의 신속화, 원가 절감을 통한 신기술 투자 재원 확보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쏘나타와 G80 후속 신차부터 적용하는 3세대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의 품질을 높이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