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중국 외 제품 생산을 늘린다.

애플인사이더와 디지타임스 등은 23일(현지 시각) 애플 제품의 주요 제조사 중 한 곳인 페가트론(Pegatron)이 아이패드와 맥북 일부 제품을 빠르면 오는 6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페가트론은 인도네시아 현지 제조업체 PT Sat Nusapersada를 통해 자사에게 할당된 아이패드 및 맥북 제품을 제조할 계획이다. PT Sat Nusapersada의 CEO인 Abidin Hasibuan은 이러한 내용에 대해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고객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생산되는 제품은 전량 미국으로 배송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 맥북 프로. / 애플 제공
애플 맥북 프로. / 애플 제공
앞서 페가트론은 지난해 12월 자사가 맡은 아이폰 물량의 생산 시설을 중국에서 인도네시아 바탐(Batam)섬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공장을 새로 짓는 것 대신 약 3억달러(약 3570억원)를 들여 현지의 기존 공장 2개를 임대 및 개보수해 사용할 예정이다. 제품 생산을 위해 약 8000명에서 1만여명의 생산 인력도 새로 뽑는다. 6월쯤이면 설비 이전 및 애플의 인증이 완료되어 아이폰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페가트론 외에도 지난해 말부터 아이폰을 만드는 폭스콘(Foxconn), 애플 워치를 만드는 콴타 컴퓨터(Quanta Computer), 홈팟(HomePod) 및 에어팟(AirPod)을 만드는 인벤텍(Inventec) 등은 중국 내 애플 제품 생산 설비를 대만과 베트남, 동남아 등에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여파를 피하기 위해서다.

한편,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애플이 관세 상승 및 생산설비 이전 등을 통한 비용 증가분을 올해 신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신형 아이폰 XS 및 XR 시리즈의 판매가 부진한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플이 손해를 감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