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1천억 팹리스 펀드 만든다

입력 2019.05.27 13:36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00억원 규모 팹리스 전용 펀드를 조성한다.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특수목적 벤처펀드로, 글로벌 대표 반도체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관련 산업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부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략에 발맞춰 1000억원 규모 팹리스 펀드 조성작업을 진행중이다. 8~9월 출범을 목표로 양사가 결성에 합의했으며 현재 출자 규모 등을 조율중이다. 펀드에는 삼성과 하이닉스 두 곳만이 투자사로 참여하고 벤처캐피털 한곳이 운영사로 참가한다. 펀드 결성규모가 큰 만큼 운영사는 1~5% 가량만을 출자하고 양사가 나머지를 분담할 예정이다. 운영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기획예산처 등은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 도약을 목표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양사는 산업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과 펀드 조성 관련 협의중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자료 삼성전자
삼성과 SK하이닉스가 펀드 조성에 합의한 데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팹리스와 파운드리간 시너지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파운드리에 비해 팹리스 규모가 적어 양사가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도 "각 분야가 시너지를 내는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이번 투자의 의의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설계전문기업)와 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생산전문기업)로 분업화돼 있다.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으로 퀄컴, 엔비디아 등이 있으며 파운드리로는 TSMC와 삼성전자가 있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본격적인 파운드리 사업을 위해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를 세웠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양사는 업체(피투자사) 선정에 깊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팹리스업체가 충분한 물량을 위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졌는지 확인 후 투자에 착수한다. 이를 감안하면 양사는 단순 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이 뒷받침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는 "시제품 제작이나 반도체 설계자산(IP) 지원 등 투자와 별도로 팹리스와 파운드리는 협력 시너지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벤처캐피탈업계도 이번 양사의 투자 참여에 매우 긍정적 반응이다. 김용민 인라이트벤처스 대표는 "팹리스 산업은 잠재력은 있지만 기존 벤처캐피털의 접근이 쉽지 않은 분야로 두 투자사가 지원한다면 투자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형수 한국벤캐피탈협회 전무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모태펀드 중심의 공공 위주로 형성돼 있는데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참여가 절실하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참여는 벤처투자 시장 확대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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