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게임쇼 E3 2019에서 영화·드라마가 아닌 ‘게임'을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자체 독점 콘텐츠를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들어 넷플릭스 콘텐츠와 플랫폼을 강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 E3 2019 이벤트. / 닛케이 갈무리
넷플릭스 E3 2019 이벤트. / 닛케이 갈무리
크리스 리 넷플릭스 게임 담당은 12일(현지시각) E3에서 열린 이벤트를 통해 "넷플릭스 독점 작품에는 수많은 팬이 있다"며 "영화·드라마의 세계관을 게임을 통해 더 넓혀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첫 게임은 SF드라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를 소재로 한 것이다.

넷플릭스 독점작 ‘기묘한 이야기’는 1980년대 인디애나주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행방불명된 소년과 미스터리한 힘을 가진 소녀의 등장, 정부의 일급비밀 실험의 실체 등을 이야기 소재로 다루고 있다. 넷플릭스는 7월 4일부터 시즌3를 전 세계 방영할 예정이다.

넷플릭스 게임 ‘기묘한 이야기3 더 게임(Stranger Things 3 The Game)’은 16비트 레트로 액션 어드벤처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게임 콘텐츠는 PC·플레이스테이션4·엑스박스원·닌텐도스위치 등 게임기와 iOS·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 등으로 서비스 된다.

제목이 결정되지 않은 기묘한 이야기 게임, 이용자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 넷플릭스 제공
제목이 결정되지 않은 기묘한 이야기 게임, 이용자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 넷플릭스 제공
회사는 또 기묘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롤플레잉게임, 퍼즐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목은 결정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이 게임이 ‘포켓몬 고'처럼 이용자의 위치정보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또 2019년내 방영될 ‘다크 크리스탈 에이지 오브 레지스탕스 택틱스'를 시뮬레이션 롤플레잉게임으로 제작해 11월 출시한다. 기종은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원, 닌텐도 스위치, PC다.

다크 크리스탈 에이지 오브 레지스탕스 택틱스 소개 영상. / 유튜브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크 크리스탈 에이지 오브 레지스탕스(The Dark Crystal Age of Resistance)'는 미국에서 1982년 대중들에게 공개된 다크판타지 인형극 '다크 크리스탈'의 이전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모두 10화 분량으로 제작된다.

에이지 오브 레지스탕스 제작 감독은 2010년작 판타지 액션 영화 '타이탄'을 만들었던 프랑스 출신 루이스 리터리어다.

인형극 드라마 '다크 크리스탈 에이지 오브 레지스탕스'는 짐 핸슨 컴퍼니가 1980년대 오리지널 다크 크리스탈과 똑같은 기술과 방법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짐 핸슨 컴퍼니에는 1986년작 인형극 영화 '라비린스(Labyrinth)' 제작에 참여했던 디자이너들이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미 ‘블랙미러' 등 몇 가지 독점 드라마를 통해 게임과 유사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공급해 왔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을 게임으로 제작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됐다.

대표적인 예는 디즈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자사 인기 영상 콘텐츠를 게임으로 제작하는 것은 물론,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의 게임 사업이 구글의 ‘스타디아(STADIA)’처럼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로 확대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세계 190개국 이상에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를 진행 중인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구글 스타디아의 경우 유튜브에서 게임 영상을 보다가 버튼 한 번으로 곧바로, 전용 게임기 없이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E3 2019 게임쇼에서도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구독 등이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2018년 게임산업 규모는 1379억달러(163조2598억원)다. 인터넷 영화 서비스, VOD, DVD 등 영상 콘텐츠 산업의 968억달러(114조6000억원)보다 40%쯤 더 크고, 음악 서비스 191억달러(22조6124억원)와 비교하면 7배 더 큰 시장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1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넷플릭스는 게임 포트나이트와 경쟁하고 있다"며 하루 24시간밖에 없는 소비자의 시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