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유출했다. 심지어 이용자 상담 등 상세한 내용까지 타인에게 누설했다. 토스는 ‘상담원 개인 실수’로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뚜렷한 후속 조치는 내놓지 않았다. 언제든 상담원이 또 같은 실수를 한다면, 이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토스 이용자 A씨는 지난 17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전 남자친구 B씨가 토스를 통해 자신의 연락처를 알아내 연락을 해왔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는 6월 16일 오전 모르는 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대뜸 이름을 묻던 그는 "맞으면 됐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 모르는 번호 3~4개로 문자와 전화가 연이어 왔다. 발신자 차단 기능을 통해서도 전화가 걸려왔다. 알고보니 헤어진 남자친구 B씨였다. 2년 전 만났던 그와의 교제 기간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2년 간 최소 3번 이상 전화번호를 변경했고, 이 사람 전화번호도 알지 못했다"며 "친구나 학교, 지역 등 이 사람과 접점도 전혀 없었으며 소셜미디어도 연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락처를 어떻게 구했냐는 A씨 질문에 B씨는 "토스 거래내역을 보고 토스에 상담문의를 남겼더니 상담원이 전화번호 뒷번호 네 자리를 알려줬다"고 답했다.

B씨가 토스 상담원으로부터 A씨 전화번호를 문의하고 있는 화면. 토스 상담원은 끝자리 전화번호 네 자리를 알려줬다. /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B씨가 토스 상담원으로부터 A씨 전화번호를 문의하고 있는 화면. 토스 상담원은 끝자리 전화번호 네 자리를 알려줬다. /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B씨는 토스로부터 알게 된 전화번호 4자리를 A씨 이전 전화번호와 함께 조합해 현재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일반적으로 전화번호를 바꿔도, 이전 전화번호 중 일부는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A씨는 "토스 상담원에게 항의하자 번호 전체를 유출한 것이 아니라 뒷번호만 알려줬기 때문에 번호를 전체 유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뉘앙스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계속 항의하자 상담원은 B씨와 상담한 내역까지 읊어줬다"며 "내가 B씨가 아닌데 함부로 상담내역을 말해주는 것 또한 개인정보 유출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A씨는 B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이후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A씨는 "심리적으로 불안감과 공포를 느꼈고 사생활에 방해를 받았다"며 "이제 모르는 번호는 택배기사라고 하더라도 전화를 받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토스는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상담원 개인 문제라는 입장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고객 정보를 누설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상담원이 실수로 누출해 발생한 사안이다"라며 "다른 고객 정보가 노출되거나 재발 우려가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회사 차원에서 사과했고 추후 피해자에게 피해와 불편을 줄여줄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해 고객센터 교육 강화, 내부 프로세스 강화 등 조치가 이뤄질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