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거침 없는 질주에 인텔이 자존심을 꺾었다. 자사 주력 CPU 제품의 출고 가격을 인하하며 본격적인 견제에 나설 계획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1일 인텔이 주요 PC 및 보드 제조사들에게 데스크톱용 8세대 및 9세대 프로세서들의 가격을 10%~15% 인하할 계획을 통보했다고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텔이 8세대 및 9세대(사진) 데스크톱용 CPU의 가격을 10%~15% 인하할 계획이다. / 인텔 제공
인텔이 8세대 및 9세대(사진) 데스크톱용 CPU의 가격을 10%~15% 인하할 계획이다. / 인텔 제공
인텔의 가격 인하 조치는 데스크톱용 CPU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데다 차세대 신제품 출시까지 앞둔 경쟁사 AMD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인텔은 지난해 9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를 출시했지만, 14나노 생산 라인의 포화와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계속되며 주력 제품군의 품귀 현상에 시달렸다. 그 결과 9세대 코어 i9-9900K와 코어 i7-9700K 등의 인기 제품은 1분기까지만 해도 출고가보다 약 10만원~20만원 이상 비싼 가격으로 거래됐다.

그 틈을 타고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AMD의 2세대 라이젠(RYZEN) 프로세서가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시장조사기관 머큐리 리서치(Mercury Research)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AMD의 데스크톱 CPU 시장 점유율은 17.1%를 기록, 지난해 1분기의 12.2%보다 약 5% 포인트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AMD CPU 점유율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그뿐만 아니라 AMD는 인텔보다 한발 먼저 7나노 기반 ‘젠2’ 아키텍처와 이에 기반을 둔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라인업을 선보이며 기선을 잡았다. 7월 7일 출시를 앞둔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는 인텔의 2배에 달하는 최대 16코어 32스레드 구성의 제품까지 선보이며 공정과 코어 수에서 인텔을 확실히 앞서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CPU 공급은 6월 말쯤 정상화될 조짐이다. 공급 물량 확대와 더불어 가격까지 인하해 AMD의 공세에 맞불을 놓을 방침이다. 이미 인텔 주력 CPU 제품군의 가격은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가 공개된 6월 초 이후 큰 폭으로 떨어져 정상 출고가격에 가까워졌다. 추가로 가격을 인하하면 10나노 기반 차세대 신모델이 등장할 때까지 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