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3세대 라이젠, 출시 첫날 반응은 ‘기대 이상’

입력 2019.07.09 17:36

PC 시장의 최대 기대작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베일에 가렸던 성능도 공개됐다. AMD가 공언한 대로 경쟁사 제품과 대등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괜찮은 제품’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잠잠했던 국내 PC 시장도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는 상반기 내내 PC 업계의 관심주 였다. 업계 최초의 7나노미터(㎚) 기반 x86 프로세서, 1세대와 2세대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보인 젠(Zen) 아키텍처를 더욱 개선한 ‘젠2’ 아키텍처 도입 등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출시를 한 달여 앞두고 컴퓨텍스와 E3를 통해 ‘경쟁사와 동급의 성능’, ‘최대 16코어 지원’ 등 추가 정보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더욱 부풀렸다.

AMD 3세대 라이젠 9 시리즈 패키지. / AMD 제공
마침내 공개된 성능에서는 3세대 라이젠이 대부분의 PC 작업에서 경쟁사 인텔의 9세대 프로세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인텔 프로세서에서 유독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던 일부 전문가용 프로그램에서도 역전에 성공했다.

게임 성능 역시 확실히 개선된 모습을 보이며 호평이다. 코어당 성능(IPC)을 대폭 개선하고, 캐시(cache) 메모리 용량을 대폭 늘려 응답속도를 개선한 결과 게임 성능도 인텔 9세대 프로세서에 대등한 수준으로 따라잡았다.

그동안 대기수요로 잠잠했던 유통 시장 반응도 폭발적이다. 8일 판매 시작 이후 12코어 구성의 라이젠 9 3900X는 공식 출시가 기준 69만9000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반나절도 안 돼 초기 물량이 완판되는 수준의 저력을 보였다. 오후부터는 슬슬 제품을 구해지기 어려워지면서 최대 10만원 가량의 프리미엄까지 붙었다. 하위 제품인 8코어 구성의 라이젠 7 3700X도 빠르게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미국과 일본 아마존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라이젠 9 3900X는 순식간에 매진됐다. 업계에 따르면 라이젠 9 3900X 추가 물량은 빠르면 10일~11일부터 공급될 예정이다.

CPU가 잘 나가자 관련 부품들도 덩달아 판매량이 늘고 있다. 특히 3세대 라이젠에 최적화된 X570 칩셋 메인보드는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인기다. 하향세를 유지하던 메모리 모듈 가격도 모처럼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2만 원대까지 떨어졌던 삼성 DDR4 8GB 메모리 모듈은 8일 하루에만 5000원가량 가격이 오르며 3만 원대 중반을 형성 중이다.

2만원대 후반대를 형성하던 삼성전자 DDR4 8GB 모듈의 가격이 3만원대 중반으로 껑충 뛰었다. / 다나와 갈무리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클 수밖에 없다. 3세대 라이젠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의견들도 속속 나온다. 첫째 불만은 ‘가격’이다. 비슷한 등급의 경쟁사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던 1세대, 2세대 제품과 달리,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는 경쟁사 제품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가격으로 출시됐다.

3세대 라이젠은 최대 2배로 늘어난 CPU 코어 수, 최신 7나노미터(㎚) 공정 적용 등으로 제조 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로 불안정한 환율도 영향을 끼쳤다. 그런 점을 고려해도 전체적인 가성비는 전작에 비해 낮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아직 출시 초기인 만큼 공급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두 번째 불만은 ‘신뢰성’이다. 3세대 라이젠과 함께 출시된 X570 칩셋 메인보드의 바이오스(펌웨어)가 본래 성능을 100% 내지 못하는 테스트 버전이었다는 게 해외 한 유명 커뮤니티를 통해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일부 커뮤니티는 부랴부랴 처음 발표한 성능 테스트 결과의 재검증에 나섰다. AMD가 수차례에 걸쳐 "이번 3세대는 메인보드 제조사와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라 완성도 높은 제품을 기대했던 소비자들의 실망도 컸다.

그 외에는 코어 수가 증가하면서 늘어난 발열이 도마 위에 올랐다. 12코어 구성의 라이젠 9 3900X의 경우, 기본 제공 쿨러로는 발열을 감당하기 어려워 중상급 이상의 CPU 쿨러 사용을 강제한다는 것. 또 이전 세대부터 꾸준히 지적됐던 일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몇 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잘 만든 제품’이라는 게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다. 2세대까지는 게임을 비롯한 일부 분야에서 인텔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번 3세대는 인텔을 대체할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평가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 최적화될수록 성능이 더욱 향상되는 AMD 하드웨어의 특성상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경쟁사인 인텔은 업계를 통해 예고된 기존 제품군의 가격 인하를 제외하면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7㎚ 기반의 3세대 라이젠에 견줄 인텔의 10㎚ 기반 ‘아이스레이크’는 빨라도 올해 하반기에나 등장할 전망이다. 약 반년이라는 기간 제대로 흐름을 탄 AMD가 얼마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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