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3% 급등한 D램 가격이 15일에도 2%에 가까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일본 수출 통제 후속으로 열린 한일 양자협의가 오히려 간극을 벌여 놓은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D램 재고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고려할때 심리적 요인이 큰 만큼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결정 여부가 앞으로 가격 변동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PC에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 현물가격은 15일 오후 2시20분(이하 대만 현지시간) 기준 3.325달러로 전 거래일인 13일 종가와 비교해 1.96% 상승했다. 앞서 지난주 DDR 8Gb D램은 한주 동안 7.6% 상승했다. DDR 4Gb D램은 이보다 더 큰 12.7% 올랐다.

./자료 디램익스체인지, 7월15일은 오후2시20분(대만시간 기준) 현재
./자료 디램익스체인지, 7월15일은 오후2시20분(대만시간 기준) 현재
이같은 상승 흐름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재고 누적에 D램 수급상황을 고려할때 연말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낸드플래시는 업계가 감산에 나서고 있어 가격 상승 요인이 있는 반면 D램은 아직 제조사들이 흑자를 내고 있어 그럴 상황도 아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일 갈등으로 미래 수급 불안감을 느끼는 딜러들이 많은 것 같다"며 "실제로 가격 상승을 고려해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반도체, 자의로 타의로 공급조절 가능성 높아져' 보고서에서 "고순도 불화수소 가스는 단기간 대체가 어렵고 가스 특성상 보유재고도 다른 소재 대비 짧다"며 "일본 정부가 수출 승인에 최대 90일이 모두 걸릴 경우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이런 가격 흐름이 얼마나 이어질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특히 반도체는 국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일본도 장기적으로 끌고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한다. 근본적으로 재고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 이슈로 그칠 경우 다시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승우 연구원은 "예상대로라면 D램 가격은 더 빠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D램은 한일 양국 이슈를 넘어선 글로벌 문제로 일본이 그렇게까지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 의문으로 앞으로 추이를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