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금융으로 미래 먹거리 기반을 다진다. 금융 전문 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 설립으로 생활 금융 플랫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매출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온 웹툰과 브이라이브 등 유료 콘텐츠와 광고, 쇼핑 등 기반도 다진다. 이를 통해 네이버가 그동안의 7분기 연속 영업이익 하락세를 하반기 중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네이버는 2019년 2분기 사업 실적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6303억원, 영업이익은 128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8%나 감소한 수치다. 네이버 측은 일본 시장 라인 페이(LINE PAY) 송금 캠페인 비용 투입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영업이익은 7분기 째 하락세다. 2017년 3분기 분기 사상 최대인 3000억원을 기록했으나 4분기부터 2900억원대로 꺾인 이후 매 분기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1분기엔 2062억원을 기록했으며 2분기엔 여기서 더 하락한 128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네이버 제공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네이버 제공
◇ 금융, 네이버 새 먹거리 될까

네이버가 신 사업으로 꺼내든 카드는 ‘금융’이다. 네이버는 금융 사업 독립성을 강화하고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네이버페이 사내독립기업(CIC)을 물적 분할 형태로 분사하기로 했다. 분사 덕분에 금융 관련 라이선스 취득이 쉬워지고 규제 리스크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규 법인은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에서 5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카카오와 토스 등 타사와 다른 네이버 금융 서비스의 차별성은 커머스 플랫폼과의 연계다. 네이버는 이미 월 1000만명 규모의 네이버페이 서비스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결제와 쇼핑 서비스 간 연계로 판매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필요한 여신 기능과 보험, 투자 등 금융 서비스를 더해나갈 예정이다.

한성숙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페이 분사를 통해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한 사업구조를 마련해 새롭게 열리는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안전하고 쉽게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효율적인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도 노리고 있다. 1차로 식당 업종을 대상으로 예약·현장 결제·포장주문 등을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현재 현장 결제 서비스를 본사 인근 매장에서 테스트하고 있으며 3분기 중 포장 기능과 함께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러한 생활 금융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개수수료 수익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공개(IPO)와 추가 투자유치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국내 인터넷은행 진출에는 선을 그었다.

◇ 네이버의 자신감 기반엔…광고·쇼핑·B2B·콘텐츠

다만 금융은 네이버가 당장 하반기 중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대신 ‘믿는 구석'은 있다. 네이버의 광고 수익과 쇼핑, 유료 콘텐츠, 클라우드 사업 영역이다. 이 분야는 매 분기 매출 상승세를 견고하게 유지해나가고 있다.

2분기 광고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666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사업 역시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쇼핑도 매출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쇼핑 분야가 포함된 비즈니스 플랫폼 분야 매출은 7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늘었다. 올해 2분기 대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수는 전년 대비 30%가 증가했다. 이 중 5억 이상 매출을 기록한 매장은 50%가 늘었고, 10억 이상 매출을 기록한 매장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류 인기에 힘입은 유료 콘텐츠 매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2분기 콘텐츠 분야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4%, 전분기 대비 43.0% 성장한 501억 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웹툰 서비스의 2분기 글로벌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브이(V)앱 매출도 방탄소년단(BTS)의 영국 웸블리 공연 생중계 등을 기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늘었다.

웹툰의 국내 드라마 콘텐츠화 작업에도 집중한다. 7월부터 KBS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저스티스’를 비롯해 ‘타인은 지옥이다’, ‘천리마 마트’, ‘녹두전’ 등도 하반기 방영될 예정이다.

한성숙 대표는 "이번 2분기에는 성장세를 보인 검색 사업과 더불어 커머스, 콘텐츠, B2B 사업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기록했다"며 "앞으로도 각 성장 단계와 성과에 맞춰 적시에 투자와 지원을 제공해 각 사업 단위들이 독자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