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이 ‘편안함'으로 시장의 주류인 SUV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플래그십 모델인 ‘뉴 C5 에어크로스 SUV’다.
자동차 구조 상 승차감이나 실내 정숙성은 SUV가 세단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이 일반적이다. 시트로엥은 이런 생각이 고정관념이라 주장한다.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춘천 일대에서 뉴 C5 에어크로스 SUV 2.0 샤인의 상품성을 체험했다.
극한으로 추구한 ‘승차감’, 가족형 SUV의 정점
‘SUV = 오프로드’인 시대는 지났다. 도심형 SUV가 주류를 이루면서 차의 쓰임새가 달라졌다. 거친 험로를 달리는 SUV도 매력적이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가족들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SUV를 찾는다.
‘어드밴스드 컴포트 시트'는 승차감과 디자인 모두 집안 거실에 놓인 쇼파를 염두한 듯 하다. 패딩 패턴으로 마감한 디자인은 편안한 쇼파를 연상케 한다. 여기에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등과 엉덩이에 닿는 촉감이나 쿠션감이 상당하다. 각 부위별로 폼(충전재)를 달리한 구조 덕분에 적당히 몸을 잡아주는 느낌이 일품이다. 내구성과 쿠션 복원력은 물론 주행 시 진동과 소음 억제를 위해 설계단계부터 고심이 많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지금까지 승차감을 강조한 SUV들은 가격이 상당히 높았다. 소위 ‘돈 값'을 하는 차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C5 에어크로스의 가격이 적절한지 여부는 소비자가 판단할 부분이다. 그러나 적어도 동급 가격대의 SUV 중 이 차의 승차감이 경쟁력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실용성 겸비…독특하지만 SUV다운 구성
차 크기는 길이 4500㎜, 너비 1840㎜, 높이 1690㎜, 휠베이스 2730㎜다. SUV치고 크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했다. PSA 그룹의 모듈형 신규플랫폼 EMP2 덕분이다. 2열 시트는 좌석 3개 각각 독립적으로 슬라이딩 및 폴딩 기능을 지원한다. 화물적재량은 기본 580리터, 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1630리터까지 확장된다. 1.9m 길이의 물건도 차에 너끈히 실을 수 있다.
외관은 독특하다. 차가 크진 않지만 자세가 당당하다. 위압적이라기 보다는 유쾌하다. 시트로엥을 상징하는 ‘더블 쉐브론' 엠블럼은 주간 주행등까지 이어지며 감각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풀 LED 헤드램프, 네 개의 3D LED 모듈로 구성한 리어램프, 차 하단을 감싼 컬러칩, 투톤 루프바 등은 심미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선택이다.
실내 구성은 SUV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수평형 대시보드는 넓은 공간감을 강조했다. 차내 곳곳에 여행 트렁크를 연상케 하는 스트랩을 배치해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트로엥의 강점 중 하나가 독특한 디자인, 특히 곡선 활용을 잘 한다는 점이다. 스티어링휠과 에어컨 송풍구, 도어트림, 손잡이 등에 모서리 마감을 둥글게 한 사각형 디자인을 공통적으로 적용해 브랜드 고유의 특색을 잘 살렸다.
풍성한 편의품목에 19가지 기능을 포함한 ADAS 패키지까지
가족을 위한 SUV를 표방한 만큼 운전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비들도 상품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C5 에어크로스는 최대 19가지 주행보조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우선 능동형 차선이탈방지, 사각지대 모니터링,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비상충돌위험 경고, 주차보조, 그립컨트롤, 360도 비전 카메라, 운전자 주의 경고 등 15가지 기능을 전트림 기본 탑재했다, 여기에 2.0 샤인 트림은 주행 중 앞차와의 거리와 상대 속도를 계산해 스스로 속력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스톱 앤 고 포함), 오토 하이빔, 교통 표지판 신호 인식 및 고속도로 주행보조 등 4가지 기능이 더해진다.
2.0리터 디젤의 경쾌한 주행감
파워트레인은 4기통 2.0리터 블루HDi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 177마력, 최대 40.82㎏·m의 성능을 갖췄다. 연료효율은 복합 12.7㎞/L를 인증 받았다.
C5 에어크로스가 승차감을 앞세웠지만 운전의 즐거움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통통 튀는 디자인만큼이나 주행감각도 경쾌하다. 높은 토크 덕분에 순간 가속력은 나무랄 곳이 없다. 결코 작지 않은 차체지만 가감속 시 둔한 느낌은 없다. 운전자가 의도한대로 스트레스 없이 움직일 수 있다. 차고가 높은 편이지만 코너링도 정확하다. 운전이 재밌기도 하지만, 몸놀림에 군더더기가 없어야 장거리 운전 시 피로도가 적다는 점을 시트로엥은 잘 알고 있다.
상품성은 충분, 브랜드 알리기에 앞장선 기대작
시트로엥은 독특한 디자인과 민첩한 주행성능이 인상적인 브랜드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브랜드인 시트로엥이 자동차 강국 독일에서 판매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디자인이나 상품구성, 주행질감 등이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