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때문에…밥 아이거, 애플 이사회 사임

입력 2019.09.14 14:03 | 수정 2019.09.14 14:08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애플 이사회에서 사임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4월만해도 사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6개월 만에 생각을 바꿨다.

디즈니와 애플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시장에서 경쟁하며 대립을 앞뒀다. 아이거 CEO의 사임은 상황 변화를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를 그리워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의 트위터. / 밥 아이거 트위터 갈무리
13일(현지시각) CNBC 등 미 IT·경제 매체 등에 따르면 아이거 CEO는 ‘애플 TV+(플러스)’ 출시를 발표한 날인 10일 애플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2011년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가 이사 자리를 물려 준 지 8년 만의 일이다.

월트디즈니와 애플 간 인연은 스티브 잡스가 2006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월트디즈니에 매각했던 2006년부터 이어졌다.

스티브 잡스는 주주로서 월트디즈니 경영에 참여했으며, 월트디즈니는 잡스와의 인연으로 애플의 아이튠즈용 ABC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자사 TV 방송 콘텐츠를 애플에 제공했다.

하지만 2019년 시장 판도 변화는 애플과 아이거 CEO 간 인연에 영향을 줬다. 글로벌 OTT 시장은 소위 춘추전국시대를 앞뒀기 때문이다.

애플은 애플TV+를 출시했고, 밀월 관계였던 디즈니 역시 11월 디즈니+ 출격을 앞뒀다. AT&T(워너미디어)와 컴캐스트(NBC유니버설)도 2020년 새로운 OTT 출시를 내놓는다.

뻇고 뺏기는 콘텐츠 전쟁

애플 이사가 기업간 경쟁 이슈로 이사회를 떠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애플의 아이폰과 직접 경쟁할 것이 분명해지자 애플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아이거 CEO의 사임 배경에는 최근 디즈니와 애플 간 콘텐츠 협상 영향도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로고. /각 사 제공, 애플 공식 유튜브 갈무리
새로운 OTT 서비스가 대거 등장한다는 것은 콘텐츠 확보 경쟁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넷플릭스가 최우선 견제 대상이다.

디즈니는 넷플릭스 대상 콘텐츠 공급 중단 절차를 밟는다.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라이선스 계약은 2026년까지다. 디즈니+는 마블, 픽사, 루카스 필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만든 디즈니 콘텐츠를 제공한다.

워너미디어는 새로운 OTT인 HBO 맥스 공개를 앞뒀는데, 2020년부터 넷플릭스에 제공하던 인기 드라마 프렌즈 공급을 중단한다. 프렌즈는 2018년 넷플릭스 시청률 2위를 기록한 인기 콘텐츠다.

워너브러더스, HBO, 터너 등의 콘텐츠를 보유 중인 워너미디어는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섹스 앤드 더 시티’뿐 아니라 슈퍼맨, 배트맨, 매트릭스 등 다양한 영화 콘텐츠를 HBO 맥스에서 제공한다. 넷플릭스에 수급을 중단한 ‘프렌즈'도 독점 서비스한다.

NBC유니버설도 역시 6월부터 인기 시트콤 오피스의 넷플릭스 공급을 중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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