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흐름과 트렌드가 끊임없이 달라진다. 그 변화에 따라 시장이 성장하고 또 쇠락한다. 갓 생긴 스타트업이라도 그 흐름을 잘 읽고 타면 성공 확률이 높다. 성장 산업에 어떤 스타트업이 도전할까. 어떤 접근법을 펼칠까. 이를 살펴보면 거꾸로 시장과 산업에 대한 통찰력(인사이트)도 생긴다. [편집자 주]

헬로마켓 로고./자료 헬로마켓
헬로마켓 로고./자료 헬로마켓
2011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헬로마켓은 누적 다운로드 600만 건, 누적 투자유치 200억 원을 기록한 국내 대표 개인 간 거래 플랫폼이다. 중고거래 중심의 개인 간 거래 시장 문제를 신뢰 부족과 이로 인한 오프라인 직거래로 규정하고 자체 개발한 안심결제 서비스 '헬로페이'를 통해 만나지 않고도 쉽고 안전한 개인 간 거래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헬로마켓이 집중하는 시장은 '비대면' 개인 간 거래 시장이다. 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중고차를 포함해 약 50조 원. 헬로마켓은 이중 10%를 만나지 않고 거래가 이뤄지는 비대면 중고거래 시장으로 보고 있다.

개인 간 거래 시장에서 비대면 비중이 10%에 불과한 가장 큰 이유는 신뢰 부족, 한 마디로 사기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이용자 상당수가 사기 우려로 거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오프라인 직거래를 선호한다. 물리적 거리 등의 이유로 직거래가 어려울 경우 아예 거래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헬로마켓은 거래 안전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사용자에게 제공해 비대면 거래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많은 사용자가 좋아서 오프라인 직거래를 하는 게 아니에요. 사기 걱정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수고를 감수하는 거죠. 여성의 경우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낯선 사람을 만나는 건 더욱 피하고 싶은 일이죠. 많은 사람들이 100%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면 당연히 만나지 않고 거래하기를 원할 거예요. 저희는 이 안전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면 비대면 개인 간 거래 시장이 급성장할 거라고 믿습니다." 이후국 헬로마켓 대표의 말이다.

헬로마켓 서비스 이미지./자료 헬로마켓
헬로마켓 서비스 이미지./자료 헬로마켓
해외에선 이미 성공사례가 등장했다. 일본의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까리'는 2013년 창업해 지난해 일본 증시에 상장하며 일본 유일의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이 됐다. 9월 현재 메리카리는 시가총액은 약 4225만 엔(약 4조 6927억 원)에 이른다.

비대면 개인 간 거래 시장 개척을 위한 헬로마켓의 핵심 서비스는 '헬로페이'다. 헬로페이는 구매자가 상품 가격과 거래 수수료를 부담하는 안전결제 서비스다. 사용자가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면 상품 가격에 안전결제 수수료를 더해 결제한다. 이렇게 결제된 비용은 바로 판매자에게 입금되지 않고 구매자가 이상 없이 물건을 받았음을 확인할 때까지 헬로마켓이 보유한다. 물건을 받지 못하거나 받은 물건에 이상이 있을 경우 결제금액은 판매자에게 지급되지 않고 구매자에게 환급된다.

헬로페이와 비슷한 기존 에스크로 방식은 결제 수수료를 구매자가 아닌 판매자가 부담한다. 하지만 수수료 부담을 원치 않는 대다수 판매자가 에스크로 방식 대신 오프라인 직거래를 선호해 실제 거래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헬로마켓은 수수료 부담 주체를 거래 안전에 적극적인 구매자로 바꿔 100% 안전결제를 실현했다.

거래 안전 외에도 안전과 개인 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타인과의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려는 것이 요즘 대다수 개인의 성향이다. 단순히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일을 피하려고 하는 것만이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이런 트렌드가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C2C(Consumer-to-Consumer) 서비스의 대세가 될 거란 게 헬로마켓의 판단이다.

"예전에는 택시를 타면 기사님과 이야기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요즘은 이런 대화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호출부터 결제까지, 원치 않는 대화 없이 택시 이용이 가능한 앱을 쓰죠. 에어비앤비의 경우 숙소를 예약하려면 방을 가진 호스트와 채팅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에는 ‘즉시 예약’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어요. 마음에 드는 방이 있으면 커뮤니케이션을 생략하고 바로 방을 예약하는 거죠. 헬로마켓이 지향하는 비대면은 이렇게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이는 것이에요." 이후국 헬로마켓 대표의 말이다.


이후국 헬로마켓 대표./사진 헬로마켓
이후국 헬로마켓 대표./사진 헬로마켓
헬로마켓은 최근 상품 페이지에 별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댓글이나 채팅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헬로페이전용관’을 선보였다. 채팅이나 문자, 통화 없이 판매자가 올린 상품 설명만으로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가격 흥정 등 추가 커뮤니케이션 없이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 거래 안전은 헬로페이로 100% 보장된다.

헬로마켓은 이렇게 거래 안전을 보장하는 헬로페이를 중심으로 비대면 개인 간 거래 시장을 확대해 올해 총 거래액 5000억 원, 2020년 거래액 8000억 원을 올린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