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IT 기업들이 증강현실(AR) 안경 개발에 공을 들인다. 증강현실(AR)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은 모습이다. 스마트폰 작동 없이 온라인 플랫폼과 현실 세계를 안경 하나로 연결해, 자사 서비스 영토를 무한히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IT 기업들이 AR생태계에 공을 들인다. 이들 업체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가장 밀접하게 결합할 수 있는 방법으로 AR를 점찍었다.

특히 이들은 가상현실(VR)보다 AR에 주목한다. VR처럼 현실을 100% 새롭게 구성한 콘텐츠를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AR은 기존 현실세계에 다양한 정보를 덧입히면 된다. 그만큼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하기 유리하다. AR은 VR과 달리 별도 장치 없이 스마트폰에서도 쉽게 구현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이유다.

2018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AR·VR시장 규모는 119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AR 시장 규모는 101조원으로 VR시장(17조원)의 6배에 이를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 적용 가능한 AR효과를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스파크AR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 8월 출시했다./ 페이스북 스파크AR 홈페이지 갈무리
페이스북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 적용 가능한 AR효과를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스파크AR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 8월 출시했다./ 페이스북 스파크AR 홈페이지 갈무리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고리 ‘AR’

최근 AR기술 개발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페이스북이다. 이 회사는 9월 25일 AR안경 오리온과 3차원 세계지도인 라이브맵스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AR안경에 접목할 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인다. 장치와 기술을 더욱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해서다. 스타트업 콘트롤랩스(Ctrl-labs)를 같은 달 24일 인수한 이유다. 콘트롤랩스는 특정 단어를 머리 속에 떠올리는 것만으로 컴퓨터를 조종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한다.

페이스북이 플랫폼을 넘어 AR기기 개발에 나선 이유는 페이스북 플랫폼과 이용자를 더욱 긴밀히 연결하기 위해서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2017년 AR기기 개발 계획을 밝히며 "TV와 스마트폰 같은 디바이스를 AR이 대체할 것이다"라며 "AR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애플도 AR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이제 매일 밥 먹듯 AR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외신 등 일각에서는 애플이 2020년 중 자체 개발한 AR안경을 출시한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애플은 2018년 AR 렌즈 스타트업 아코니아 홀로그래픽스를 인수해 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6월 AR 앱 개발 도구인 AR킷(kit)3도 출시했다. AR킷은 사람 형태와 위치를 인식해 가상의 공간에 사람을 위치시킬 수 있다.

현재까지 AR분야에서 가장 앞선 곳은 구글이라는 평가다. 2012년 인터넷과 카메라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구글글래스를 내놨다. 올해 5월에는 구글글래스2를 출시했다.

구글은 생활밀착형 AR서비스를 일치감치 상용화했다. 구글은 2017년 내놓은 스마트폰용 AR플랫폼인 AR코어(ARCore)를 기반으로 각종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올해 5월 구글렌즈에는 번역, 쇼핑 등 각종 기능이 탑재됐다. 구글렌즈는 현실 속에서 물체를 찍으면 이를 식별해 정보를 제공하는 AR기반 서비스다. 카메라로 식당 메뉴를 찍으면 메뉴 정보와 리뷰 등을 화면에 띄워준다. 외국어가 쓰인 표지판에 구글렌즈를 대면 자동으로 언어를 번역해 보여준다.

이용자 불편함·거부감 풀어야

다만 AR서비스는 이용자 불편함과 거부감을 줄여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구글글래스는 2012년 첫 선을 보였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져 2015년 판매가 중단됐다. 구글글래스로 누군가를 몰래 촬영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자연 산업연구원(KIET) 신산업연구실 연구원은 "AR은 5G 상용화와 결합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며 "현재보다 더 불편함이 없는 기기로 발전하고, 일상 생활 전반에서 활용이 가능한 고품질 콘텐츠 개발이 뒤따라야 차세대 플랫폼 선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