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을 주도하던 국내 바이오 기업이 공매도 먹잇감으로 전락한 가운데 헬릭스미스와 에이치엘비 등 신약 개발업체가 반등을 모색하면서 업계 관심이 고조된다. 증권가에서는 하나의 호재에 집중하기 보다는 실적 개선 흐름 등을 유심히 살펴보고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헬릭스미스와 에이치엘비는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신약개발사들이 하나 둘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에 바이오주 투자 기대감이 높아진다.

./픽사베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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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주 다시 살아나나

임상 지연 소식을 알리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던 헬릭스미스는 코스닥 시총 순위 10위권 밖으로 벗어났다가 7일 오전 7위에 안착했다.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후보물질 에젠시스(VM202-DPN) 임상 3-1B상 자체 결과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모두 입증된 덕이다.

이날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VM202-DPN)’ 임상 3-1B상 자체 결과를 발표하며 "미국서 실시한 통증성 DPN 임상 3-1B상에서 주평가와 부평가 지표인 12개월 안정성과 유효성 지표를 모두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임상3-1B상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별도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진행한 임상이다. 앞서 위약군과 신약후보물질 투여군 간 섞이는 임상 오염 가능성으로 인해 임상이 지연된 시험과는 다른 사안이다.

코스닥 시총 순위 2위에 자리한 에이치엘비도 양호한 리보세라닙 자체 임상 결과를 알리면서 주목 받는다. 에이치엘비는 10월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유럽종양학회(ESMO)서 발표한 항암 신약후보물질 리보세라닙 임상3상 결과가 (제출된 논문 3904개 가운데) ‘베스트 오브 에스모(best of ESMO)’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베스트 오브 에스모란 매년 컨퍼런스 마지막날 발표된 전체 논문중 가장 훌륭한 논문을 최고의 논문으로 선정하는 학회 행사다.

증권가 "실적 흐름 등 옥석가리기해야"

증권가에선 큰 기대는 위험하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헬릭스미스와 에이치엘비 모두 자체 임상 결과를 밝힌 것일 뿐 미국 FDA(식품의약국) 등으로부터 공식 허가를 받지는 않았다는 주장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에이치엘비 임상 3상과 관련해 "임상 3상 성공은 회사 자체 판단일 뿐 FDA로부터 통보받은 사안이 아니다"라며 "진정한 임상 성공 혹은 시판 여부는 NDA(판매허가) 결과가 나는 2020~2021년에나 확실해 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증권가 관계자들은 사소한 소식에도 크게 반응하는 현 시장 상황을 우려했다. 진 연구원은 "악재가 나올만큼 나왔고 주가도 많이 빠졌기 때문에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앞으로 투자 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맞지만 종목별로는 선별적으로 판단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연이은 악재로 주가가 급락했던 K바이오 업체들의 신약 임상 지속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주가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도한 의미 부여는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적 위주의 보수적인 투자를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일 신약 개발 업체의 주가 급등은 심리적 요인 덕분이다"라며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시밀러 업체들 위주로 투자하는게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하는 말을 잘 가려들어야 한다"며 "자체 임상 결과도 중요하지만 미국 FDA 공식허가와 신약 유효성 지표, 실적 개선 흐름 등을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바이오주의 비정상적인 버블이 형성됐던 때와 달리 최근 바이오주의 보수적 투자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바이오주가 차별적인 주가흐름을 보이는 만큼 실적개선 흐름이 뚜렷한 종목들의 주가 상승이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