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관계자 지분 정리를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꾀한다. 2019년 전자지급결제대행(PG) 사업부문을 매각한 데 이어 포커미디어코리아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비핵심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지분은 줄이고, 5G 시대 필수인 실감콘텐츠 관계 기업 투자를 늘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3분기 보고서를 통해 기존 보유 중이던 포커스미디어코리아의 지분 매각을 공시했다. 2분기 기준 20%의 지분을 보유했는데, 3분기에는 9%로 대폭 줄었다.

./ 벤타VR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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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실감콘텐츠 관련 기업인 벤타브이알과 8i corporation(이하 8i)의 지분은 늘었다. 벤타브이알은 3D 입체 가상현실(VR)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LG유플러스는 '벤타VR'에 2018년 1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한 데 이어 10월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율이 25%(2분기 기준)에서 26.32%로 늘었다.

8i는 360도 입체 촬영 제작 기술을 보유한 증강현실(AR) 전문 스타트업이다. LG유플러스는 미국 투자 펀드 LG UPLUS FUND I LLC를 통해 8i corporation 지분 26.3%를 매입했다.

두 기업의 지분을 매입한 것은 하현회 부회장의 의지를 방증한다. 하 부회장은 9월 실리콘밸리 출장 당시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분야에 특화된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였다.

LG유플러스는 그룹 계열사들이 공동 설립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 5000만달러(600억원)를 출자해 2019년에만 AR·VR 스타트업 5곳에 760만달러(90억원)를 투자했다. 8i 외 어메이즈VR, 4D리플레이(4D Replay)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하 부회장은 5G 핵심 서비스 솔루션과 AR·VR 콘텐츠 등 수출을 전담할 조직(드림팀)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했다. 해당 TF는 20명 규모로 운영 중이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도 충분한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련 분야를 리딩할 수 있다"며 "8i 역시 AR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투자했고, 앞으로도 비슷한 방식의 투자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 경영 발 빼나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2017년 지분 매입 후 김새라 마케팅그룹장에게 사내이사까지 맡겼는데, 이는 LG유플러스가 상당한 공을 들인 곳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중국 최대 옥외광고 기업 포커스미디어 그룹의 한국법인이다. 엘레베이터 스크린 등 광고제작 및 공급업이 주요 사업이다. 서울·경기지역 아파트 등 공동주택 및 서울 주요 상업지구 내에 엘리베이터TV를 운영한다.

./ 포커스미디어 소개서
./ 포커스미디어 소개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아직 한국법인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2017년 16억36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2018년 당기순손실은 56억1100만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3분기 지분 감소와 함께 김새라 상무가 계속 포커스미디어코리아 경영에 참여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지만 소수의 지분만 보유하면 경영 영향력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해석에 LG유플러스 측은 전자결제 사업을 매각한 것고 포커스미디어코리아 지분을 매각한 것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계속 협업을 이어가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의 지분은 남겨놓았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김새라 그룹장도 포커스미디어코리아 사내이사를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며 "포커스미디어코리아와 협력할 수 있을 정도의 지분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은 유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