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경기방송·OBS경인TV·TBC 3개사의 재허가 결정을 보류했다.

방통위는11일 전체회의 열고 12월말 허가유효기간이 만료되는 한국방송공사(KBS) 등 33개 방송사업자 141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했다. 방통위는 방송·미디어, 법률, 경영·회계, 기술, 시청자 등 각 분야 전문가 11인으로 심사위원회(심사위원장 표철수 상임위원)를 구성해 심사를 진행했다.

./ IT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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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허가 기준 점수인 650점 이상을 획득한 33개 사업자 141개 방송국에 대해 허가 유효기간을 4년으로 재허가를 의결했다. 재허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곳에 대한 의결은 보류했다.

경기방송은 재허가 기준점수인 650점을 넘기지 못했다. OBS경인TV는 중점 심사사항인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제작 및 공익성 확보 계획의 적절성’에서 배점의 50% 미만을 기록했다.

방통위는 재허가심사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해 OBS의 경우에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이행계획 등을, 경기방송의 경우에는 경영 투명성 제고와 편성의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한 계획과 개선의지, 구체적 이행계획을 확인한 후 재허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재허가 심사 기간 중 최다액출자자가 변경된 TBC의 3개 방송국에 대해서는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관련 사항 등에 대한 검토 후 재허가 여부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상임위원들은 의결을 보류한 3개사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허욱 상임위원은 "TBC는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받지 않아 법을 위반했고, 이는 재허가 심사를 위한 그간의 예산과 노력을 낭비하게 한 것이므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진 부위원장은 "(TBC)어처구니가 없다"며 "이달 안에 재허가를 못 받으면 그다음부턴 허가 못받은 방송이 돼버리니 속히 절차를 진행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방송이 경영상의 편법과 주주지분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임원 한 사람이 전횡하고 있다는 의심도 제기했다. 표철수 상임위원은 "해당 사에서 거의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해외출장과 정신적 충격 등의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며 "보완자료를 확실하게 받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경기방송에 대해 "이사회 운영 등과 관련해 투명성‧독립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소유 경영분리 원칙 실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확인한 뒤 재허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번 재허가 심사에서 방송광고매출 급감 등 방송경영환경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프로그램 제작∙투자계획의 적절성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했다. 심사위원회의 주요 지적사항 등을 반영해 재허가조건과 권고사항을 부과했다.

재허가를 받은 방송사에도 여러 조건과 권고사항이 부과됐다. 방통위는 UHD 활성화와 관련해 수도권 UHD 3사에 HD에서 UHD로의 스튜디오 전환계획 등 UHD 제작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하도록 재허가조건을 부과했다. 지역방송사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정성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해 이사·감사 등의 장기 연임을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