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게임은 기자의 닉네임 하이쌤(highssam@chosunbiz.com)과 게임 세상을 합친 말로 화제가 되는, 주목할만한 게임에 대해 분석하고 소개하거나 게임·게임 업계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코너다. [편집자주]

서브컬처의 강자 ‘미호요’가 신작 오픈월드게임 ‘원신’으로 돌아왔다. 원신은 전체적으로 마치 콘솔게임을 즐기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용자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게임을 설계했다. 원신은 세계를 여행하던 쌍둥이가 낯선 신의 공격으로 한 명은 봉인되고, 한 명은 ‘티바트’ 대륙에 표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용자는 티바트 대륙을 자유롭게 여행하며 임무를 수행한다.

원신의 한 장면. / 오시영 기자
원신의 한 장면. / 오시영 기자
미호요는 2012년 설립한 중국 게임사다. 대표작인 액션 서브컬처게임 ‘붕괴3rd’는 중국 게임은 퀄리티가 낮다는 편견을 깨는데 큰 공을 세운 작품이다. 2017년 출시해 최근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업데이트를 진행하면 높은 매출 순위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매니아 층에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미호요는 원신 비공개테스트를 19일 오전 11시부터 4월 7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테스트는 PC·모바일 플랫폼에서 진행한다. 테스트 신청 시 등록한 기기로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탓에 기자는 PC로만 플레이했다.

미호요는 원신의 주요 임무나 대화를 포함한 게임 내 언어를 음성·문자 전부 한국 현지화해서 제공한다. 부분 더빙이 아니라 전체 대사를 더빙해 몰입감을 한층 높였다. 이 덕에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한국 성우의 더빙 연기를 듣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각종 컷신 영상도 다수 삽입해 보는 재미를 챙겼다. 미호요는 테스트 버전에서 이야기를 건너뛰지 못하게 했는데, 건너뛰기 기능이 있었어도 넘기지 않았을 정도로 흥미를 끌었다.

스토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대화를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대답을 선택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요소도 있다. 예를 들면 위급한 상황에 모든 일을 ‘기사단’에 맡기고 게으름이나 피우겠다는 선택지를 고르면 마스코트 요정 캐릭터 ‘페이몬’이 "이봐 게으름 피우지 마. 우리도 함께해야지!" 하고 딴지를 걸어주는 식이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기본 문법 따르지만 차별화 요소도

기사단 정찰기사 ‘엠버’ 캐릭터로 글라이딩을 하는 모습. 모든 캐릭터가 날개로 글라이딩 할 수 있다. 원신은 글라이딩, 벽타기 등 ‘젤다의 전설’의 기본 조작과 문법을 따랐다. / 오시영 기자
기사단 정찰기사 ‘엠버’ 캐릭터로 글라이딩을 하는 모습. 모든 캐릭터가 날개로 글라이딩 할 수 있다. 원신은 글라이딩, 벽타기 등 ‘젤다의 전설’의 기본 조작과 문법을 따랐다. / 오시영 기자
원신은 오픈월드 장르의 명작으로 불리는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야숨)’의 기본 문법을 충실히 따랐다.

게임을 켜자마자 보이는 카툰 렌더링 그래픽이나, 기본 조작부터 불로 상승 기류를 만들어 글라이딩을 하고, 나무를 타고 오르는 점, 사당을 찾아 클리어하거나 몬스터 캠프를 제압하고 보상을 획득하는 게임 구조에 이르기까지 젤다의 전설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해당 게임을 즐겨본 이용자에게는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는 요소로 작용한다.

일부에서는 유사성을 이유로 원신이 젤다의 전설을 베낀 것이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을 즐길수록 다른 게임과는 차별화한 원신만의 새 재미와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원신 전투 시연 영상. / 오시영 기자

가장 눈에 띄는 원신만의 차별점은 ‘캐릭터 태그’다. 한 캐릭터로만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를 모으고 전투 한 번에 4명의 팀을 꾸려 언제든지 캐릭터를 번갈아 활용할 수 있다. 1, 2, 3, 4키를 누르면 해당 캐릭터로 바로 교체해 기술을 연계할 수 있다. 캐릭터는 활, 오브, 마법서, 검, 대검 등 다양한 무기와 기술을 활용하므로 다양한 연계와 액션을 즐길 수 있다.

캐릭터는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합류하거나 ‘기원’을 진행해 얻을 수 있다. 기원은 수집형게임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이른바 ‘뽑기’다. 캐릭터나 장비 아이템이 나온다. 미호요 한 관계자에 따르면 게임 자체는 무료로 출시될 예정이므로, 원신의 비즈니스 모델은 수집형게임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테스트 버전에서 미호요는 캐릭터를 총 14명 마련했다.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는 11명이었는데, 늘은 것으로 보아 이후에도 꾸준히 캐릭터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주인공 캐릭터를 비롯해 모든 캐릭터가 독특한 개성과 배경 이야기를 담아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먼저 물 속성 공격을 하고, 이후 불 속성으로 공격하면 습기가 증발하면서 비를 내리게 된다. / 오시영 기자
먼저 물 속성 공격을 하고, 이후 불 속성으로 공격하면 습기가 증발하면서 비를 내리게 된다. / 오시영 기자
‘원소 시스템’도 독특하다. 각 캐릭터는 고유한 물, 바람, 전기, 불과 같은 원소 속성을 지닌다. 적을 공격하면 속성에 맞는 상태로 바꿀 수 있다. 이를테면 물 공격을 가하면 적을 적실 수 있고(습기), 불 공격을 하면 적에 불이 붙는(연소) 식이다.

캐릭터를 바꿔가며 공격하면 서로 다른 원소 공격을 연계해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를테면 냉기 공격으로 얼어붙은 적에게 화염 공격을 하면 녹으면서(융해) 피해가 커진다. 불이 붙은 적에게 바람 속성 공격을하면 불이 퍼진다(확산). 상대의 기초 속성은 물론, 자신이 가한 공격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적의 속성을 고려해 캐릭터를 바꾸며 연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심지어는 지형·환경을 이용한 원소 공격도 가능하다. 이를테면 물에 빠져 젖은 적에게 전기 공격을하면 데미지가 더 들어간다거나, 적의 나무 무기와 방어구를 불 공격으로 태울 수 있다. 이런 요소는 직관적이어서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게임에 상당한 깊이를 더해준다.

멀티플레이 요소는 미공개 부분 많아

원신 캐릭터 뽑기(기원) 시연 영상. / 오시영 기자

원신은 아직 테스트 버전인 관계로, 화면 하단에 시종일관 ‘테스트 버전으로 게임의 최종 퀄리티가 아닙니다’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공개한 콘텐츠만 놓고 본다면 이미 테스트 버전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 있는 게임성을 선보였다.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꼭 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아직 의문인 부분은 있다. 지스타 시연 버전과 이번 비공개 테스트 버전을 보면 어디까지나 싱글 플레이가 주류를 이룬다. 온라인 요소는 아직 다른 게이머의 파티에 참여하는 정도만 만나볼 수 있다. 심지어 파티플레이에선 ‘신의 눈동자’ 재화를 얻을 수 없고, 일부 퀘스트는 진행할 수 없는 등 오히려 다양한 제약이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

젤다의 전설같은 유료게임이 아니라 부분유료화 모델을 채택했기에, 온라인 요소에서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이 부분을 해결할 것인지가 아직 과제로 남았다. 이에 더해 발열이 다소 심한 점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호요는 이번 테스트 버전에서 도시 ‘몬드’와 항구 ‘리월’ 지역을 주로 탐험하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이보다 많은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원신은 2020년에 플레이스테이션4, 닌텐도 스위치, 모바일, PC 플랫폼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아직 테스트 버전이지만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게임 ‘원신’의 발전이 기대된다. 미호요가 이번 테스트에서 콘솔같은 퀄리티를 보여 게이머를 깜짝 놀라게 한 것처럼 이후 멀티플레이에서도 혁신적인 게임을 선보일 것을 기대한다.

기자가 테스트하기 위해 사용한 게이밍 노트북 ‘MSI GS65 Stealth 9SD의 성능표. 최고 성능, 60프레임으로 영상 촬영과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게임만 실행해도 다른 고성능 게임에 비해 발열이 확연히 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 오시영 기자
기자가 테스트하기 위해 사용한 게이밍 노트북 ‘MSI GS65 Stealth 9SD의 성능표. 최고 성능, 60프레임으로 영상 촬영과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게임만 실행해도 다른 고성능 게임에 비해 발열이 확연히 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 오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