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최소한의 계량경제학적 요건 충족한 한국 아트 인덱스 탄생을 바라며

  • 홍기훈 홍익대학교 교수, 박지혜 박사과정
    입력 2020.05.06 11:09

    예술 시장에서 예술품 거래는 갤러리 및 아트딜러, 경매회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이 가운데 갤러리 및 아트딜러를 통한 예술품 거래 비중이 50%쯤, 경매회사의 거래 비중이 나머지 50%쯤 된다.

    예술품 거래 가격을 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정보는 ‘낙찰가’다. 구매자, 판매자가 공개적으로 계약을 성사한 가격이어서다. 낙찰가는 예술품 거래가 성사된 경우에만 경매회사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지금도 수많은 예술품이 예술 시장에서 거래된다. 자연히 예술품 가격은 수시로 오르내린다. 예술품 가격 변화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매우 어려운 이유다. 이를 해결하려 세계 예술품 관련 기관은 경매회사 낙찰가를 기준으로 예술품 가격 변화를 관찰하는 ‘예술품 가격지수(아트 인덱스, Art Index)’를 조사, 발표한다.

    예술 시장을 분석할 때 아트 인덱스를 활용하면 시장에 유입 혹은 유출되는 자금의 흐름 규모, 시장 전반의 취약점을 파악할 수 있다. 예술 시장 전체의 수요와 공급, 유행 변화를 파악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세계 예술품 관련 기관 여러곳이 아트 인덱스를 개발·발표했다. 가장 많이 쓰는 아트 인덱스는 소더비 메이 모지스 지수(The Sotheby’s Mei Moses Indices)다. 미국 뉴욕대 교수를 역임한 지안핑 메이(Jianping Mei)교수와 마이클 모지스(Michael Moses)교수가 예술품 경매 낙찰가격을 분석해 개발한 것을 2016년 경매회사 소더비(Sotheby’s)가 인수해 운용 중이다.

    소더비 메이 모지스 지수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반복매매모형’으로 만들었다. 지수 작성기간 내에 적어도 2번 이상 거래가 이루어진 예술품 거래 가격 기록을 바탕으로 지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자료 양이 적어도 만들 수 있고, 가격지수로의 요건도 만족해 많은 이가 선호한다.

    미국 연방 주택금융청(FHFA, Federal Housing Finance Agency), 영국 토지 등기소(Land Registry) 등에서도 반복매매모형을 활용하여 부동산 거래 가격지수를 산정한다. 최근 한국에서 개발된 ‘이지스-대신 서울 오피스 매매지수’도 반복매매모형을 토대로 개발됐다.

    아쉽게도 한국에는 반복매매모형을 활용한 아트 인덱스가 없다. 필자는 저서 ‘국내 미술금융 활성화 전략 및 활용방안(2016)’를 통해 한국에서도 반복매매모형을 통한 아트 인덱스 제작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복매매모형은 계량경제학적으로도 옳다. 하지만, 한국 업계는 이를 바탕으로 지수를 만들 통계적 전문성이 떨어진다. 예술품 거래 데이터도 부족하다.

    한때 한국미술품감정협회,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한국예술연구소 등이 기관 고유 지수 산출 방식으로 아트 인덱스를 발표하거나,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반복매매모형 대신 ‘헤도닉 모형’을 기반으로 지수를 산출할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들 중 극히 일부만 아트 인덱스를 발표했다.

    문제는, 한국의 아트 인덱스 모두 최소한의 계량경제학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헤도닉 모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아트 인덱스를 만든 점도 꼬집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가격 지수에 대한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한 ▲계량경제학적 오류가 없는 아트 인덱스는 나오지 않았다.

    사실, 한국에서 아트 인덱스를 개발해 공개하면 예술품 소유자의 불평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가격지수는 실거래 가격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KB부동산시세’의 경우도 지수 산정에 대한 불만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트 인덱스는 예술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울 힘이 있다. 한국 예술 시장 성장을 위해많은 기관이 아트 인덱스를, 물론 최소한의 계량경제학적 요건을 충족한 지수를 만드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계량경제학, 빅데이터 등 학문과 예술계가 융합할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첫걸음이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박사 취득 후 시드니공과대학교(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자문 활동 중이다.

    박지혜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박사 과정을 밟는다. ‘미술관 전시여부와 작품가격의 관계’ 논문,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용역 진행 등 아트 파이낸스 전반을 연구한다. 우베멘토 아트파이낸스 팀장으로 아트펀드 포럼 진행, ‘THE ART FINANCE Weekly Report’를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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