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판매 대세론 속 판매 감소 우려
비가격 만족도 제고 필요성 지적 나와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생태계가 변화한다. 비대면(언택트) 서비스가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확대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대면 서비스의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신차 XM3에 비대면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는 신차 XM3에 비대면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최근 발표된 산업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4월 자동차 내수 판매대수는 16만7375대로 전년 동월 대비 8% 성장했다. 코로나19에도 선방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함께 비대면 마케팅 확대를 주 요인으로 꼽는다. 자동차 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이 전시장 방문을 꺼리는 상황이 지속되는만큼 비대면 서비스 강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언택트 서비스의 핵심은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신차 구매 시 온라인으로 대부분의 절차를 처리하고, 신차 인수도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다른 사람과 동선이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스케줄을 조정한다. 자동차 정비 시 직원이 차를 받아 수리를 맡기고, 작업을 마친 뒤 방역처리 후 지정한 위치에서 차를 인도한다. 시승 이벤트, 자동차 금융 상담, 타이어 교체 등 다양한 자동차 분야에서 언택트 서비스가 적용되고 있다.

언택트 마케팅의 성공 사례도 속속 보고된다. 르노삼성차가 3월 출시한 신차 XM3의 경우 사전계약부터 적극적인 비대면 마케팅을 진행했다. 4월말까지 XM3의 누적 판매대수는 1만2000여 대. 이중 온라인 청약대수는 약 2000대로 집계됐다. 신규 수요 6대 중 1대가 비대면 판매로 성사된 셈이다.

독일 폭스바겐의 금융부문 한국국 지사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비대면 자동차 금융 계약 플랫폼 ‘브이클릭'을 운영한다. 견적 확인부터 구매 계약, 사후 관리 등을 전시장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측은 올 3~4월 앱 다운로드 건수가 코로나19 본격 유행 전인 2월 대비 125% 증가했고, 이 기간 앱을 통한 비대면 계약건수도 124% 신장했다고 전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운영하는 자동차 금융 계약 플랫폼 ‘브이클릭' /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운영하는 자동차 금융 계약 플랫폼 ‘브이클릭' /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일각에서는 언택트 마케팅 효과가 과장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람 간 접촉을 피하는 추세는 이어지겠지만,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신규 수요가 창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상담, 홈쇼핑 등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판매 채널 다각화 시도는 끊임없이 있어왔다"며 "재고 처리나 일부 특수한 차종의 단기 매출 증가 효과는 나타났지만, 제품별 온라인 구매 선호도가 상이하고 판매 편차가 큰 만큼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보다 많은 사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재용 이화여대 미래사회공학부 연구교수는 "소비자들은 차를 구매할 때 상품성과 가격 외에도 영업일선에서 제공하는 비가격적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현재 자동차 업계가 제시하는 비대면 서비스에는 이러한 요소가 빠져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재용 교수는 "비대면 서비스가 이제 막 시작단계인만큼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여러 기법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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