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기 전 삼성 사장 중국 에스윈 부회장으로
생산전문가로 中 반도체 기술력 향상과는 ‘거리’
중장기로 생산성 개선 따른 잠재력 향상 기여 가능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의 중국행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장 전 사장은 최근 중국의 신생 디스플레이 구동 칩 업체 에스윈의 부총경리(부회장급)로 영입됐다고 인터넷매체 더구루가 보도했다. 장 전 사장은 삼성에서 40년 넘게 일했으며 물러난지 3년 가량 됐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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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장 전 사장의 중국행에 대해 중국 반도체 기술력 향상과는 선을 긋고 있다. 장 전 사장의 스펙 등을 고려할 때 당장의 기술력 향상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에스윈이 2016년 설립된 신생업체로 초반 조직 세팅 과정에서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예상이다. 장 전 사장이 삼성에서 생산 전문가였던 만큼 글로벌 기업 생산 운영 노하우를 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장 전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으며 LCD사업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2008년에는 LCD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기술력 유출 우려와 관련 "OLED 구동칩은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아닌 반도체 사업부에서 담당한다"며 "장 전 사장의 이직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에스위으로 영입된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 / 조선DB
중국 에스위으로 영입된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 / 조선DB
업계 전문가도 장 전 사장의 이전이 중국 반도체 기술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장 전 사장은 생산 전문가여서 CTO가 아닌 기업 경영자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에스윈의 구동 칩 사업은 최첨단 기술을 요하는 것이 아니어서 삼성 경험이 생산시스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구동 칩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점유율에서 이미 한국을 뛰어넘은 디스플레이 사례와 같이 중국의 이같은 한국 전문가 영입이 궁극적으로 반도체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업계 한 전문가는 "반도체라는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분명 도움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반도체 경쟁력에서 우리 인력의 역할은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한 조사에서는 중국 정부가 강력히 밀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의 특허 출원자 가운데 한국 인력이 다수 파악됐다. 미국 특허청(USPTO)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한국에서 밀려 자리를 잃자 중국으로 간 것"이라며 "막대한 자본과 낮은 인건비의 중국이 한국 기술로 초기 자리를 잡는 측면은 여전히 있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