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떡’ 된 이벤트 당첨 쿠폰
대대적인 광고에도 쿠폰 쓸 가맹점은 극히 일부
한국타이어 "본사도 인지…적극 조치 나설 것"

한국타이어가 가맹점과 충분한 논의 없이 쿠폰 이벤트를 진행, 소비자 질타를 받고 있다.

28일 업계와 소비자 커뮤니티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서비스 전문점 티스테이션에서 이벤트 당첨자의 주문을 거절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개별 사업자인 가맹점에서는 직영점 방문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 티스테이션 직영점은 전국에 10여곳에 불과해 사실상 이벤트 당첨자를 보이콧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타이어 유통점 티스테이션 /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 유통점 티스테이션 /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는 12~26일 룰렛 당첨 이벤트 ‘한국타이어 패밀리 세일'을 진행했다. 15일 간 매일 1회씩, 최대 15회까지 참여 가능해 당첨율이 높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타이어 2+2(2개 구매 시 2개 무료 증정), 3+1(3본 구매 시 1본 증정), 20% 할인 등 비교적 고가의 쿠폰이 걸려있어 참여율이 높았다.

티스테이션 등 회원가입 없이 수차례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매장에서 정부 지급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이벤트 당첨 시 장착 서비스가 무료라는 점 등을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당연히 소비자 호응도는 높았다.

그러나 이벤트의 흥행 여부와 실제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2+2’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직장인 A씨는 "구매할 타이어의 종류를 결정한 뒤 집 근체 티스테이션에 예약 전화를 걸었더니 ‘지금 작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입고를 거절 당했다"며 "여러차례 다른 지점에 전화를 걸어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쿠폰을 이용한다고 말하지 않고 방문했다면 험한 꼴을 당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폰사용분은 본사가 당연히 비용을 지불하지만, 유통구조상 쿠폰 손님은 일반 소비자보다 마진율이 적다"라며 "회전율이 좋은 매장이라면 쿠폰 손님을 받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이번 한국타이어 이벤트 당첨자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사례도 퍼져나간다. 가맹점의 방문거절이나 얼라이먼트(휠 정렬) 등 부가 공임 지급 요청 등이 공통적이다.

직영점을 방문하라는 안내를 받은 경우도 있다. 현재 전국 티스테이션은 약 500여 곳, 이 중 직영점은 10여곳에 불과하다. 홈페이지 등 안내 정보에서 소비자가 가맹점과 직영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최근 유통 및 고객응대 서비스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가맹점수가 빠르게 늘면서 서비스 품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을 본사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이벤트 뿐만 아니라 티스테이션을 방문해주시는 모든 소비자분들이 최상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조치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