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표 자동차 행사인 제네바모터쇼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행사가 취소된 것은 물론 내년에도 모터쇼를 열지 않기로 했다. 다음행사가 2022년으로 잠정 연기된 가운데 조직위는 모터쇼의 권한을 팔렉스포 SA측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019 제네바모터쇼 부스 전경 / 쌍용자동차
2019 제네바모터쇼 부스 전경 / 쌍용자동차
29일(스위스 현지시각) 제네바모터쇼 조직위는 2021년 제네바모터쇼를 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최측은 자동차 업체 등 참가대상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이 2021년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2022년에 모터쇼가 열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또 현재 보건상황을 고려했을 때 60만명 이상의 방문객과 1만명 이상의 기자들이 모이는 제네바모터쇼를 개최하는 것을 스위스 정부가 허가할 가능성이 낮다고 조직위는 덧붙였다.

조직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업계는 현재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전시업체들은 코로나 팬더믹의 영향에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네바모터쇼는 올해 행사 취소로 사실상 파산위기에 처했다. 올해 모터쇼 취소로 제네바모터쇼 재단이 입은 손실만 1100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140억원)에 달한다.

모터쇼 재단은 당초 제네바 주정부측에 1680만프랑(약 213억원)의 대출을 요청했지만, 입장을 철회해 팔렉스포 SA측에 모터쇼의 모든 권리를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조직위측은 "주정부가 대출을 승인했지만, 내년 모터쇼 개최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향후 대출상환 방법이 어려운 등 모터쇼를 꾸려나갈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며 "모터쇼의 정기적인 개최를 보장할 해법(팔렉스포 SA측에 모터쇼의 모든 권리를 양도하는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제네바모터쇼는 1931년 시작된 국제 자동차 전시회로 매년 3월 초~중순 열린다. 스위스는 자동차 제조사를 보유하지 않지만, 제네바모터쇼는 자동차 행사 중 규모나 역사면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해왔다. ‘중립국'이라는 특수한 지위덕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텃세 없이 자신들의 신차와 미래전략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장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행사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