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를 말한다] 조정훈 의원 “55만개 일자리 만드느니 55만명에 돈 쥐어줘라”

입력 2020.07.23 06:00

코로나 대유행(팬데믹)이 세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 이전의 세상으로 절대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언제 끝날지 몰라 공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도 코로나 종식 이후(포스트 코로나)를 당장 준비해야 한다. IT조선은 통찰력이 있는 전문가들로부터 그 생존비법을 찾아 독자와 공유하고자 한다. ‘직설’로 이름을 알리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으로부터 해법을 찾아봤다. 조 의원과의 대화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포스트 코로나를 말한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상)

"4차 산업혁명은 고용 없는 성장을 일반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일자리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제는 고용안정이 아니라 생활 안정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논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노창호 PD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IT조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제시한 포스트코로나 시대 ‘한국판 뉴딜’의 방향성이다.

조 의원은 더불어시민당 비례 6번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국제개발정책학)을 졸업했다. 이후 10여년 간 국제금융기구인 세계은행에서 근무했다. 2016년 귀국 후 정책 싱크탱크인 여시재에서 부원장으로 일했고, 이듬해 아주대 통일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조 의원은 코로나19 대응 한국판 뉴딜이 보여주기식 일자리 창출로 매몰하는 것을 우려했다. 단순히 산업 육성을 통해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면 당장 위기상황을 벗어날 수 있겠지만,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세계은행에서 근무하면서 국제경제와 회원국가의 경제 개발 자문을 담당한 경제 전문가다. 세계은행에서도 공공일자리 정책을 시행해본 경험이 있다. 효과는 미미했다고 한다.

그는 "기업에 억지로 돈을 줘서 일자리를 지키게 만드는 방법은 단기적이고 인위적인 정책으로, 고용 확대만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이는 한국 사회 환경에도 적합하지 않은 대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뉴딜에 노동 유연성을 불가피하게 강조하되,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위한 방안 마련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필요한 것이 ‘기본소득제’라고 주장했다. 단기 알바처럼 지속 고용창출이 어려운 55만개 일자리를 만들기보다 그 예산을 일자리를 원하는 55만명에게 그냥 주자는 얘기다.

기본소득은 전 국민에게 조건 없이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누가 지원대상인가를 가려내는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기존의 복지제도를 벗어난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이다. 조 의원은 기본소득이 ‘문서로 증명되지 않는 빈곤·소외·실업 문제’까지 담아낼 수 있는 제도라고 강조한다.

조 의원은 "기본소득은 무상급식과 달리 누진제 과세 대상"이라며 "고소득층은 40%를 세금으로 내는 반면 저소득층은 과세하지 않는 것으로 분배효과를 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소득의 본질이 파이를 키우는 데 있다고 언급했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붓기보다 정확히 대응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데 집중하면서 그 방향의 중심에 ‘생활안정’이라는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기업이 성장해 이익을 많이 낸다면, 같은 세율이라도 더 많은 세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파이 자체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이 필요하며, 규제 완화와 혁신은 이를 위한 방법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노창호 PD
조 의원은 기본소득제도가 복지 담론의 중심이라면, 다른 한쪽에서는 성장 담론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지와 성장이 대립하거나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 완충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세율 인상이라는 간단한 카드는 반드시 최후의 보루여야 하며 궁극적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판단이다.

조 의원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이다. 그는 산자위가 자신의 경제분야 전문성이나 외교 역량을 발휘해 생활 정치를 실현하기에 적합한 상임위라고 자평했다. 자본에서 데이터 중심의 지식경제로 부의 이동과 경제 구조 전환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산자위에서 함께 고민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 기대한다.

조 의원은 "정보주체 중심으로의 데이터 활용체계 전환과 데이터 거래 및 유통을 확대하기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며 "이런 부분에 주력해 산자위 의정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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