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 장수성 쑤저우(蘇州)시에 위치한 개인용 노트북·PC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다.

2일 중국 시나닷컴홍콩 SCMP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지법인인 쑤저우삼성전자컴퓨터유한회사(SESC)는 현지 노트북·PC 조립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이 공장에서 근무하던 1700여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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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노트북·PC 시장 경쟁이 심화한 가운데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이뤄졌다. 실제 삼성전자는 레노보·화웨이 등 중화권 브랜드에 밀려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세계 생산기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라며 "감원되는 직원들에게는 다른 삼성 공장으로의 이직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쑤저우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노트북·PC 생산라인이다. 지난 2002년 9월 설립된 후 2005년부터는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컴퓨터 제조 공장으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세계 경기 침체와 PC산업 축소 등 여파로 SESC는 2013년 중국 수출 기업 톱 22위(264억 위안)에서 2019년 155위(75억6000만 위안)으로 밀려났다. 2012년 6500여명이었던 직원 수도 2019년 1700여명대로 감소했다.

SESC는 PC조립·생산은 중단하지만, 당분간 연구개발(R&D) 조직을 보존해 PC관련 기술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ESC는 직원들에게 보낸 문건에 "연구개발 부문 직원 외의 모든 직원들의 근로계약서는 영향을 받을 것이다"라며 "최대한 합리적인 보상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쑤저우 PC공장을 포함해 근 2년 사이 중국에서 총 4개의 생산라인을 철수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2018년 4월과 12월에 선전(深圳)·톈진(天津)에 있는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했고, 지난해 10월 중국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기지인 광둥성 후이저우(惠州)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후이저우 공장을 마지막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해외 생산기지는 모두 베트남과 인도로 이전됐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