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차세대 제품과 기술 등에 대한 정보가 담긴 기밀 자료가 대량으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해외 소식통에 따르면 스위스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틸리 코트먼(Tillie Kottmann)은 7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익명의 해커로부터 인텔의 핵심 IP(지적 재산권) 데이터를 전달받았다고 주장하며, 그중 일부를 파일 공유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틸리 코트먼이 인텔 유출 자료를 공개하며 올린 트윗 / 틸리 코트먼 트위터
틸리 코트먼이 인텔 유출 자료를 공개하며 올린 트윗 / 틸리 코트먼 트위터
용량만 20GB(기가바이트)에 달하는 유출 데이터에는 지난 2016년부터 현재 인텔이 외부로 공개하지 않은 차세대 기술 및 제품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각종 기술 자료와 데이터, 로드맵, 개발도구, 칩셋 설계 자료, 마케팅 자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자료는 인텔이 기밀유지협약(NDA)을 걸었거나 인텔 내부 보안 정책에 따른 기밀 자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민감한 개인 정보 및 기업 정보 등은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주요 해외 매체에게 보낸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현재 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라며 "(유출된) 이 자료는 사전 등록된 고객 및 파트너사와 기타 외부 관계자가 사용하기 위한 자료를 제공하는 ‘인텔 리소스 및 디자인 센터’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접근 권한이 있는 개인이 이 데이터를 다운로드하고 공유한 것으로 본다"라며 외부에서의 해킹 가능성을 부정했다.

코트먼이 공개한 채팅 내용에 따르면, 그에게 자료를 제공한 해커는 인텔 리소스 및 디자인 센터가 아닌,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네트워크를 통해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한 전용 통로)에서 제대로 보안이 적용되지 않은 서버를 발견해 해당 데이터를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탐스하드웨어는 "일부 유출 자료에 중국 회사인 센텀 인포메이션(Centerm Information Co. Ltd)과 맺은 NDA 라이선스 계약이 표시되어 있었다"라며 인텔 본사가 아닌, 해당 중국 파트너사의 서버가 해킹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코트먼은 트위터를 통해 "이 첫 20GB는 이번에 대량으로 유출된 인텔 데이터의 일부"라며 공개한 것 이상의 더 많은 데이터가 유출되었음을 암시했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