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CVC 허용, 벤처 시장 마중물 될까

  •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입력 2020.08.12 06:00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논의가 뜨겁다. 정부가 7월 30일 제12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펀드 조성시 외부자금조달 제한 등 규제는 여전히 유지했기 때문이다.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해당 정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CVC와 VC의 차이를 먼저 알아야 한다.

    VC는 벤처기업에 주식투자 형식으로 투자하는 기업 또는 자본을 말한다. 벤처 기업의 장래와 수익에 주목해 투·융자한다. 장차 중소기업의 지식집약화의 첨병인 벤처기업이 주식을 상장할 경우 자본이익을 얻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때문에 VC는 일반적으로 펀드 설정 기간이 만료된 후 투자금을 회수한다.

    중소기업창원지원법에 따른 창업투자회사,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설립된 유한책임회사,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설립되고 금융위에 등록한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를 포함한다.

    CVC는 기업형 벤처캐피탈이다. 쉽게 대기업이 출자한 VC인 셈이다. 모기업 사업 포트폴리오에 보탬이 되도록 투자 포트폴리오를 짠다는게 VC와 차이다. CVC는 신성장 사업에 진출하고 싶은 모기업의 전략적인 투자가 기반이다. 기술 기반 창업기업에 투자한 후 인수합병(M&A)을 통해 자사 사업에 적용한다. 혁신적인 벤처기업에 자금 공급이 원활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CVC 도입 논쟁은 이런 점 때문이다. 모기업이 자사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벤처를 육성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허용해도 되느냐의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이를 이유로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CVC를 금지해 왔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자회사를 둘 수 없도록 규정한다. 이를 금산분리 원칙이라고 한다. 대신 정부는 벤처지주회사의 설립 요건을 완화해 벤처생태계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방안을 제시해 왔다.

    그랬던 정부가 그 동안 고수했던 원칙을 버리고 "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내용으로 발표를 한 것이다. 다만 금산분리 원칙 완화에 따른 부작용은 엄격히 차단할 수 있도록 사전적·사후적 통제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일반 지주회사가 소유하는 CVC는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 자회사 형태로 설립토록 했다. 일반지주회사는 기존 벤처캐피탈 형태인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 혹은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를 영위하는 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다.

    이 때 일반지주회사가 보유한 CVC는 차입한도가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 제한된다.

    펀드를 조성할 때 외부자금은 조성액의 40% 범위 안에서만 조달할 수 있다. 펀드 조성시 총수일가, 계열회사 중 금융회사로부터의 출자는 금지된다. 따라서 총수일가 관련 기업, 계열회사, 대기업집단에는 투자할 수 없다.또 CVC는 원칙적으로 ‘투자’ 업무만 가능하고 다른 금융업무를 영위할수 없다.

    이러한 제한을 둔 것은 CVC를 통한 대기업의 사익편취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이런 내용이 반영되면 앞으로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 일부는 개정돼야 한다. 그럴 경우 오랜 시간동안 금산분리를 원칙으로 했던 우리나라의 기업지배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재계와 스타트업 업계가 환영만 하지 않는 이유다. 벤처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풍부한 자금의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근본적으로 이를 막고 있는 것이다. 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재벌일가 사익편취 수단으로 CVC가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방향으로 이 제도가 흘러가게 될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다만 새로 도입되는 CVC 제도가 잘 운용돼 벤처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욱 활기를 띄고 우리나라 4차산업이 더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서희 변호사는 법무법인 유한 바른에서 2011년부터 근무한 파트너 변호사다. 사법연수원 39기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과 동대학원 공정거래법을 전공했다. 현재 바른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정거래, 지적재산권 전문가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자문위원,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블록체인법학회 이사, 한국인공지능법학회 이사,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제1소위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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