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와 애플 사이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진다. 최근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에 플랫폼을 거치지 않는 직접 결제 기능을 추가하자 해당 게임을 즉각 앱스토어에서 내렸다. 소비자가 에픽게임즈에 직접 결제할 경우, 애플은 플랫폼 수수료 30%를 뗄 수 없게 된다. 이후 에픽게임즈는 애플에 독점금지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에픽게임즈는 18일(현지시각) 트위터에서 "애플이 28일까지 에픽의 모든 개발자 계정을 종료하고, iOS 운영체제와 맥 개발도구에서 에픽게임즈를 차단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관련 서류와 보복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 계획을 함께 공개했다.

애플이 불이익을 주겠다고 통보한 사실을 알리는 에픽게임즈의 글 / 트위터
애플이 불이익을 주겠다고 통보한 사실을 알리는 에픽게임즈의 글 / 트위터
개발자 계정, 개발 도구 사용 권한이 없으면 앱스토어용 앱을 제작할 수 없다. 새 게임을 출시하거나 업데이트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당장 27일 포트나이트의 새 시즌 시작일부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문제는 포트나이트 게임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에픽게임즈는 게임 엔진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언리얼 엔진을 개발하는 회사다. 다수 외신은 애플 개발자 프로그램에서 에픽게임즈를 제거하는 행위가 언리얼엔진을 활용해 게임을 만드는 모든 개발자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픽게임즈는 가처분 신청 문서에서 애플의 이번 조치가 규칙 위반과는 무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애플의 조치가 포트나이트 사용자 사이에서 에픽게임즈의 명성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해치고, 언리얼 엔진 사업의 미래에도 재앙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애플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서에서 "에픽게임즈가 스스로 만든 문제는 그들이 동의하고 모든 개발자에 적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 쉽게 해결할 문제"라며 "애플은 소비자를 보호하는 지침보다 비즈니스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여기므로 에픽게임즈에 예외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