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어 처리 기술에 기반해 사용자 질문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단 하나의 정답만을 도출해 내는 ‘딥QA(Deep Question Answering)’ 플랫폼을 개발한 스타트업이 있다. ‘포티투마루’다.

이 기업은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유사 질의어와 문서를 자동매칭하는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과 기계가 사람처럼 지문을 읽고 이해해 질문에 답하는 기계 독해(MRC, Machine Reading Comprehension)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을 개발했다.

포티투마루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정부가 추진하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 자연어처리 분야 주관 수행기업으로 선정됐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20여년간 검색 포털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자연어 처리 기술 덕분에 주관 수행기업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며 "글 맥락을 이해하고 재창조하는 AI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 김동진 기자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 김동진 기자
"오랜 실무 경험이 곧 경쟁력"

김동환 대표는 엠파스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이 회사를 인수한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검색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20여년간 검색 포털에서 다양한 분야, 대용량 콘텐츠를 다룬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어 처리 기술 개발에 나섰다. 포티투마루 개발진도 해당 분야에서 오랜 실무 경험을 지닌 인재로 구성됐다.

김 대표는 "검색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두 가지 난제가 있었다"며 "첫째는 AI에 질문을 던지면 키워드 위주 답변만을 제시하는 점, 둘째는 문장 요약을 시키면 문단에서 특정 키워드를 발췌해 합치는 식으로 결과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의도와 다른 답변이 나오는 이유였다"고 말했다.

그는 딥러닝 기술로 해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AI가 데이터 사이 유의미한 패턴을 발견하고 학습할 수 있다. 질문 의도를 이해하고 답을 줄 수 있으며, 글 맥락을 이해하고 요약 정리하는 AI를 만들어 기술적 난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이미 학습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분야를 확장할 때마다 개발 단계에서 초기 세팅을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가 없다"며 "금융과 자동차, 의료, 조선 등 각종 분야로 플랫폼 확장이 용이한 이유다. 딥러닝 기술에 대한 확신이 창업을 결심한 계기"라고 말했다.

과기부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 주관 수행기업 선정

포티투마루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하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의 자연어처리 분야 주관 수행기업에 선정됐다.

김 대표는 선정 배경에 대해 "국내외 경진대회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으로 개발한 완성도 높은 시범서비스와 각종 상용 사례가 있었기에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여러 기관과 업체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며 "2017년부터 정부 주관 사업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과제를 수행한 경험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티투마루는 2017년 AI 기반 역사·전통문화 지식베이스 구축, 2018년 관광 분야 지능 정보 산업 인프라 조성, 2019년 전문 분야 기계독해 AI 데이터 구축 사업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제대로 된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선 콘텐츠와 기술력, 디테일한 가이드가 맞물려 움직여야 한다"며 "기술은 스타트업이나 개인이 만들 수 있지만,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필요한 학습데이터 구축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정부나 대기업에서 해당 데이터 확보에 나서 공공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 김동진 기자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 김동진 기자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을 점령할 것"

포티투마루에는 한국인 외에도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1965년생부터 2000년생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김 대표는 "영어권 국가로 진출을 고려해 외국인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며 "유럽 점령을 목표로 해외 진출을 시도 중이며 첫 출발은 영국이다. 이미 사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 자원을 빌려 쓰는 방식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비싼 인건비를 들일 필요 없이 포티투마루의 기술만 제공하는 SaaS 형태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김 대표는 "MS, 구글, AWS와 같은 빅 플레이어들이 모여 있는 북미권보다는 유럽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빅 플레이어들이 북미권에서 헤게모니 싸움을 하는 동안 SaaS 서비스가 자리 잡은 유럽에서 오직 기술로 승부를 볼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