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韓, 경제 발전에 어울리는 예술 시장 만들어야

  • 홍기훈 교수·박지혜 대표
    입력 2021.02.10 12:02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이라는 초대형 악재 때문에 경제 성장이 주춤했지만, 그럼에도 한국 1인당 GDP는 3만달러를 넘었다. 뿐만 아니라, 2020년 초 2100에서 시작한 코스피 지수가 2020년 말 2800, 이어 2021년 1윌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넘었다. 65년만에 증시 박스권을 돌파하자 일각에서는 올해 코스피 최고점을 3300으로 잡는 의견도 조금씩 나온다.

    증시가 급등하면서 자본 이득도 많이 늘었다. 사치재 소비량도 나날이 늘어난다. 수입차량이 대표적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수입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16.7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 분석했을 때, 사치재 중 가장 상위라 할 수 있는 예술품 거래 또한 늘어 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안타깝게도 예술 시장의 성장은 경제 발전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어서다.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 1인당 GDP는 4만달러 수준이다. 한국보다 평균 1만 달러나 더 많다. 시장조사업체 Arts Economics가 발표한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백만장자 중 약 6%가 일본에 산다. 미국(40%), 중국(12%)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백만장자가 많이 사는 나라다.

    일본의 거대한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일본 예술시장 규모도 클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예상 외로 일본의 예술시장 규모는 턱없이 작다. 시장조사업체 Artprice.com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일본 예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9353만 9616달러(1044억1827만원) 선이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Art Basel과 UBS가 공동 발행하는 보고서 Arts Economics (2020)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일본 예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순위권 밖에 있을 정도로 작다.

    세계 경제 전문가 대부분이 향후 전망을 분석할 때 일본을 빼놓지 않는다. 반면, 세계 예술 전문가 대부분이 예술 시장을 분석할 때 일본은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경제 규모에 비해, 일본 예술시장의 규모가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일본인 수집가들은 일본이 아닌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에서 작품을 산다. 일본 법률은 양도가액 30만엔 이상의 작품을 살 때 아주 높은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인식 자체도 그렇다. 비싼 예술품은 일반인은 구매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특수 계층의 소장품이자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 예술 시장 상황도 일본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좋은 예술품을 사려는 한국 수집가는 미국 뉴욕, 영국 런던과 홍콩을 주로 찾는다. 한국은 예술품 매매 시 양도소득을 기타 소득으로 과세한다. 이를 사업소득으로 분류할 것인지 논란도 매년 이어진다. 물론, 예술품 구매를 특정 계층만의 행위로 보는 인식도 여전히 강하다.

    예술 시장이 발전했을 때, 그 나라에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지 지난 칼럼에서 수 차례 강조했다. 한국 소비자의 구매력도 조금씩 늘고 있어, 예술 시장 성장의 토양을 다졌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한국 예술 시장 및 산업은 발전하기 어렵다. 다양한 이점을 가져다주는 예술 시장 성장은, 경제 성장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과 인식 전환, 예술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진흥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박지혜는 아트파이낸스그룹(Art Finance Group) 대표다. 우베멘토 Art Finance 팀장 역임 후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참여 및 아트펀드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술시장과 경매회사(2020년 출간 예정)』 (공동집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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