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TE에서 제조한 LTE 피쳐폰 ‘라디오청춘2’가 갑작스러운 반짝 관심을 받았다. 알뜰폰 통신사 이벤트·이용자 호기심 등이 뒤섞이면서 입소문을 타 당초 기획됐던 물량의 3배 이상 출하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에이모바일에서 진행한 ZTE 라디오청춘2 추가증정 행사 안내문과 2018년 출시된 라디오청춘2 / 에이모바일·KT엠모바일
에이모바일에서 진행한 ZTE 라디오청춘2 추가증정 행사 안내문과 2018년 출시된 라디오청춘2 / 에이모바일·KT엠모바일
2월 초 스마트폰 커뮤니티 등에는 ‘라디오청춘2’를 신청한다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라디오청춘2는 2018년 KT엠모바일·ZTE에서 내놓은 LTE 피처폰이다. VoLTE 통화를 지원하며, 중장년층을 겨냥해 출시 당시 FM라디오 기능과 7080 인기 가요 500곡을 탑재한 것이 특징인 제품이다. 현재 500곡 서비스는 저작권 협약 만료로 지원되지 않는다.

관심의 단초는 국내 알뜰폰 사업자 ‘에이모바일’의 이벤트였다. 에이모바일은 1월 29일부터 6개월동안 월 990원에 데이터 1GB·통화 50분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 유심 구입 고객 선착순 300명에게 라디오청춘2를 무료로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벤트 유심이 원래 월 6600원 가격에 이용하는 상품이었던데다, 피처폰이라도 단말기를 공짜로 준다는 소식이 이용자 사이에 퍼져 기존에 준비된 이벤트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 신청자가 폭등하면서 300대 한정증정이었던 이벤트 증정 물량이 2월 8일 1000대까지 늘어났다.

라디오청춘2 개통을 타진한 일부 이용자들은 추가 단말기가 입고됐지만, 금방 수량이 사라지지 않을까 마음 졸이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2월 9일 오후쯤 추가 입고된 1000대까지 소진되면서 이벤트가 확장 하루만에 빠르게 종료됐다.

복수 중고거래사이트에 등록된 라디오청춘2 / IT조선
복수 중고거래사이트에 등록된 라디오청춘2 / IT조선
다만 라디오청춘2가 LTE망을 사용하는 피처폰으로 데이터 관련 기능을 차단했다보니 다른 활동을 거의 할 수 없어 실사용자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사용자는 ‘저렴한 유심으로 번호 개통하기 위해’ ‘유심 보관용’ 등으로 개통 이유를 밝혔다. 저렴한 가격으로 6개월 동안 데이터 1GB를 추가로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경우도 존재했다. 일부 사용자는 라디오청춘2가 데이터 사용을 할 수 없는 점에 착안해 당초 출시 목적에 맞게 ‘아이용’ ‘고령자용’ 스마트폰으로 가치는 있을 것으로 내봤다.

한 누리꾼은 "아날로그 피처폰이라 호기심이 일어 신청하긴 했지만 딱히 받고보니 쓸 곳은 없어 며칠만 조작한 뒤 보관했다. 전화·문자 등 기본적인 시스템만있어 기능이 심심한게 사실이다"라는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현재 라디오청춘2는 중고거래사이트에서 평균 3만~5만원 사이에서 거래된다. 이번 반짝관심으로 최소 1000대 이상 물량이 이용자 사이에 퍼지면서 중고 거래 단가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라디오청춘2 선착순 증정 행사 초부터 미사용 제품이 하나둘 등록돼 현재 상당수 물량이 중고거래사이트에서 유통 중이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