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文정부 공공 와이파이 '자화자찬'

입력 2021.02.26 06:00

‘공공 와이파이 이용 편의성 품질 눈에 띄게 개선'.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2020년 공공 와이파이 사업 성과를 알리는 보도자료 홍보문구다. 정부가 통상 쓰는 표현보다 강조된 문구에 눈길이 갔다. 얼마나 자랑할 만 하길래 이렇게 강조를 하는 것일까. 의문을 품고 자료를 살피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가계통신비 인하 1호 공약이자 한국판 뉴딜 정책 일환으로 꼽는다. 정부 주요 사업으로 여기고 집중한다는 의미다. 과기정통부는 2020년 전국에 와이파이 1만22개소를 신규 구축했다. 하지만 2019년 구축 성과(7150개소)와 비교하면 2020년이 확연히 늘었다고 보긴 어렵다. 배 이상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수는 아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오래된 와이파이 공유기 1만8000개를 와이파이6 기반 최신 장비로 교체해 품질을 ‘대폭 개선했다’며 자랑했다. 하지만 이는 전국에 설치한 3만개쯤의 공유기 중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별히 의지를 갖고 추진한 사업도 아니다. 교체된 공유기는 2014년 이전 구축된 것으로, 이미 내용(사용 가능) 연수가 끝난 기기다. 그해 마땅히 교체했어야 할 당위성 사업인데, 정부가 불필요한 포장을 더했다.

KT 직원이 실내에 공공와이파이용 AP를 설치하는 모습 / KT
김영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국민의힘)은 최근 정부의 공공 와이파이 활성화 정책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공공 와이파이 접속자 수와 데이터 트래픽을 분석해보니 이용자 1인당 월 66원의 혜택을 얻었다고 밝혔다. 가계 통신비 인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인 셈이다.

공공 와이파이가 와이파이4나 와이파이5 기술 기반이다 보니 동시 접속자 수가 늘어나면 통신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적 성과물이 없다는 논란과 함께 저품질 통신망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 공공 와이파이 사업의 현주소다.

공공 와이파이 사업은 완성형이 아닌 현재진행형 사업이다. 지난해 정부는 2020~2022년 3년간 총 와이파이 4만1000개소를 추가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에 각각 와이파이 1만5000개소와 1만6000개소를 추가한다. 지난해보다 올해를,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집중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숫자를 늘려가겠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지만, 지난 사업을 과장하며 자화자찬하기보다 심기일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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