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접은 LG, '텔레매틱스' 글로벌 톱 사활…삼성 맹추격

입력 2021.04.08 06:00

LG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했지만,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 자동차 통신기술인 텔레매틱스(TCU·자동차 무선통신장비)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으로 삼성전자를 몰아 붙인다. 텔레매틱스는 고속으로 이동하는 자동차에서 운행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미래차의 핵심 기술이다. LG는 현재 컨티넨탈과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점유율 1위를 놓고 경쟁 중이다.

삼성전자의 하만은 아직 3위 영향력을 가졌는데, 최근 삼성전자의 5G 선도기술 적용과 완성차 업체 수주에 성공해 시장 1위 달성을 목표로 LG에 맞불을 놓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텔레매틱스 기술을 통해 고속주행 중 실시산 무선통신이 가능한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 LG전자
7일 텔레메틱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 사업종료를 공식선언한 LG는 자동차 전장 사업에 집중하는 중이다. M&A와 합작법인(JV) 설립으로 파워트레인과 자동차 데이터 플랫폼·헤드램프 등 전장분야 몸집을 급속히 키웠다. 거대해진 LG의 전장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돋보이는 분야 중 하나는 텔레매틱스 사업이다.

텔레매틱스는 무선통신망을 활용해 자동차를 유지 관리한다. 차량 탑승자와 기업의 데이터 센터를 연결해 경로 등 교통정보는 물론 차내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엔진과 배터리가 자동차의 심장을 맡는다면 텔레매틱스 시스템은 ‘뇌’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을 벌였던 삼성전자와 LG는 최근 텔레매틱스 사업 분야에서 점유율 경쟁을 펼친다. 텔레매틱스 사업은 이동통신 기술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고속으로 이동하는 자동차 안에서 외부와 데이터를 주고 받으려면 5G 등 스마트폰 등 관련 기술과 교집합 돼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LG가 삼성의 뒤를 쫒았지만, 텔레매틱스 시장에서는 정반대로 삼성과 하만이 LG를 추격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LG의 텔레매틱스 시장 점유율은 18.4%로 세계 2위이며 삼성의 하만은 3위(13.3%) 수준이다. LG는 최근 1위를 컨티넨탈에 내줬지만, 꾸준히 정상을 지켜온 만큼 협력사 제네럴 모터스(GM) 업황에 따라 점유율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LG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향방에 궁금증이 모아졌던 2000개 내외의 모바일 분야 관련 특허도 텔레매틱스를 통해 VS사업에 재투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는 최근 MS사업부의 고용보장을 선언한데다 4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모바일 기술에 대해 "단말 외에도 전장 사업에 연관된 중요한 자산으로 여긴다"고 설명한 바 있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자동차 전장부품은 1차 공급사(Tier 1)나 2차 공급사 모두 완성차 기업과 기밀유지계약으로 인해 상세한 내용을 답하긴 어렵다"면서 "사내에서도 정확한 파악은 힘들지만 컨티넨탈과 1·2위를 오가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서 개발한 5G mmWave 기술을 적용한 텔레매틱스 칩 / 삼성전자
업계 3위인 삼성의 하만은 2016년 삼성 인수 이후 자동차 전장 분야에 집중하며 점유율을 높여왔다. 2020년 1월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BMW의 2021년 신차 모델용 텔레매틱스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히며 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5G 통신분야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만큼 향후 텔레매틱스 기술력 분야에서 큰 발전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5G는 고신뢰성과 저지연성을 강조하는 텔레매틱스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삼성전자와 하만은 1월 넓은 대역폭으로 고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5G mmWave 텔레매틱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시장이 2020년대 이후 빠르게 확장되면서 텔레매틱스 중요도와 시장규모도 커지는 중이다. 2021년 조사에 따르면, 2021년 30억원대 내외인 텔레매틱스 시장 규모는 2025년 63억달러(7조원)로 증가한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커넥티드카 제작과 자동차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한 자동차 정보와 안전·엔터테인먼트 통제는 완성차에 중요한 부분이다"라며 "전기차 등 미래차는 차체 통제권이 소프트웨어 연결돼 있는데 모바일 단말과 자동차 모듈은 차이점이 있어 이동통신기술과 자동차 모듈 간 최적화가 텔레매틱스 기술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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