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탄소 감축 방법과 탄소 감축량을 인증하는 전문 조직을 신설해 넷제로(Net Zero) 실행력 강화에 나섰다. 넷제로는 배출하는 탄소량과 제거하는 탄소량을 더했을 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말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월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다. /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월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다. / SK그룹
SK그룹은 관계사의 넷제로 로드맵 실행을 지원하고자 SK탄소감축인증센터를 신설해 23일부터 활동에 들어갔다고 25일 밝혔다. SK그룹은 그룹 최고 경영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환경사업위원회 산하에 SK탄소감축인증센터를 설치했다.

SK탄소감축인증센터는 SK가 독자 개발한 SK탄소감축인증표준 등을 활용해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 경영을 지원하는 공유 인프라 기능을 담당한다. SK탄소감축인증표준은 SK 관계사의 제품, 서비스로 탄소를 절감하는 방법과 감축 성과를 평가, 인증하는 시스템이다. SK 관계사가 제시한 탄소감축 방법론과 감축량을 ▲실제성(전체 배출원 확인 여부) ▲추가성(탄소 감축 위한 추가 노력) ▲지속성(감축 효과 지속성) 등의 기준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SK탄소감축인증센터는 연말까지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와 SK하이닉스의 저전력 반도체, SK루브리컨츠 친환경 윤활유 등 10건 이상의 탄소 감축 방법론을 최종으로 심의, 인증한다. SK그룹은 이같은 인증의 신뢰도와 객관성을 높이고자 회계법인, 컨설팅 업체 등이 참여하는 제3자 사전 검증을 의무화했다. 인증 심의를 맡는 인증위원 6명 중 50%인 3명을 외부 전문가로 채웠다.

SK 관계자는 "외국 민간 업체를 통해 탄소감축 평가를 진행하면 절차가 복잡해 인증까지 평균 1년 6개월이 소요되지만 SK탄소감축인증센터는 6개월 내외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SK탄소감축인증센터로 더 많은 탄소 배출원을 찾아내고, 크레디트(Credit) 시장 등의 환경 사업 역량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는 향후 관계사가 창출한 탄소감축 성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공유한다. 이같은 활동으로 그린 경영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그린 패러티(SK 환경사업위원회) 소위원장인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민간 기업 최초의 인증센터인 만큼 외부 평가기관과 투자자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자발적인 탄소 시장 생태계를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SK 계열의 최고경영자(CEO)들은 6월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기후 위기 극복 등을 위해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에 앞서 넷제로 선언에 공동 결의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당시 "넷제로는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다"며 넷제로의 빠른 추진을 당부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