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3 시리즈는 베일을 벗자 마자 한국에서 혁신이 없는 제품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사전예약 판매 분위기는 시작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사전예약자를 받는 이통 3사와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물량 소진에 따른 품절 사례가 이어진다. 아이폰13 시리즈의 초기 물량 수급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 만큼, 출시 초반에 발빠르게 제품을 확보하려는 소비자들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쿠팡 아이폰13 시리즈 사전예약 페이지에서 보이는 품절 사례 / 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쿠팡 아이폰13 시리즈 사전예약 페이지에서 보이는 품절 사례 / 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2일 이동통신 및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13 시리즈 사전예약이 이날 시작되면서 초기 물량을 확보하려는 소비자 경쟁이 치열하다.

아이폰13 시리즈는 애플이 9월 13일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에서 내놓은 아이폰 신형이다. 2020년 10월 아이폰12 시리즈를 공개한 데 이어 11개월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전작 대비 스마트폰 두뇌라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카메라 성능 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세부 모델은 전작과 같이 네 종류다. 기본형인 아이폰13미니, 아이폰13과 고급형인 아이폰13프로와 아이폰13프로 맥스다.

애플이 아이폰13 시리즈를 공개할 당시 모바일 업계 반응은 시큰둥했다. 아이폰13 시리즈에서 후면 카메라 렌즈 배치와 색상 등에서 차이를 둘 뿐 얼핏 봐선 전작과 동일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AP 등 내부 기능이 개선됐지만, 혁신이라 부를 만큼의 기술력을 선보이진 않았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실상 아이폰13 시리즈 판매가 본격화하자 시장 반응은 달라졌다. 아이폰 시리즈 중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아이폰12 시리즈처럼 사전예약 첫날부터 각 유통 채널별로 품절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아이폰12 시리즈의 경우 출시 7개월 만에 세계에서 1억대 판매량을 돌파한 바 있다.

IT조선 확인 결과 1일 자정 이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쿠팡, 위메프 등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는 아이폰13 시리즈 사전예약은 곧바로 품절 사례를 기록했다. 애플 홈페이지에서도 사전예약이 진행되자마자 다수 소비자가 몰리는 현상을 보였다.

일례로 SK텔레콤은 자사 온라인몰인 T다이렉트샵에서 1, 2차 사전예약을 시간대별로 나눠 진행했는데, 1일 자정 직후 진행한 1차 사전예약의 경우 수 분 만에 모든 수량이 매진됐다. 현재는 2차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사전예약 안내 페이지에서 "일부 모델은 재고 부족으로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고 안내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이폰의 경우 이통사를 통한 구매 혜택이 삼성전자 등 타 제조사보다 적다 보니 자급제(이통사 대리점 대신 단말 제조사나 일반 유통사에서 공기계를 산 후 개통하는 방식) 비중이 작지 않다. 아이폰13 시리즈 사전예약 첫날에도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카드 할인과 쿠폰 할인 등을 통해 기기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1일 오전 기준 쿠팡에선 아이폰13 시리즈 품절 사례가 이어졌다. 기본형 모델보다는 아이폰13프로와 아이폰13프로 맥스 등 고급형 모델의 품절이 주를 이뤘다. 위메프에선 아이폰13미니와 아이폰13까지 품절 사례가 이어졌다. 1차에 이어 2차까지 물량이 모두 소진된 상태다.

최근 아이폰13 시리즈 물량 수급이 전작 사례처럼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모바일 업계에서 나온다. 아이폰12 시리즈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이 늦어지며 출시와 이후 물량 수급까지 연이어 지연되는 사례를 빚었다. 올해는 아이폰13 시리즈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이 중국 정부의 공장 가동 규제 조치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를 포함한 주변 국가 물량 수급에 빨간불이 뜬 상태다.

이통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의 경우 워낙 출시 초기부터 충성 고객들의 구매가 두드러진다"며 "작년처럼 올해도 제품을 사고 싶어도 물량이 없어 구매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보니 빠르게 사전예약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애플과 이통 3사 등 아이폰13 시리즈 판매처는 1일부터 7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8일은 정식 출시일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