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경험 없는 기업이 접근하기에는 아직 거리가 있는 분야입니다.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이 활용할 공통 플랫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안전하게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실제 메타버스 플랫폼에 들어가 아바타를 만들고 활동하는 등 체험하길 권합니다. 실제 사용하며 타깃층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다보면 다양한 수익 구조를 알게 될 겁니다."
메타버스가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 불릴만큼 전 산업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사업 운영 계획 발표에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만 넣으면 된다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까운 듯 하지만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는 허상이다. 이를 도입하고 싶어도 뭘 어떻게 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많다.

이에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메타버스 기술의 현재와 이를 활용하는 기업 사례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했다. 대전·세종 지역에 위치한 기업이 메타버스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유수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과학기술데이터 본부 박사. / 대전 MBC 유튜브 갈무리
유수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과학기술데이터 본부 박사. / 대전 MBC 유튜브 갈무리
이날 첫 세션에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과학기술데이터 본부 박사는 ‘메타버스, 혁신의 가능성을 열다’를 주제로 발표하며 메타버스를 현실과 가상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진화하는 생태계라고 정의내렸다. 메타버스는 현실의 나를 대리하는 아바타가 일상과 경제활동 영위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는 "메타버스는 5G나 6G,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대체불가토큰(NFT) 등 다양한 기술과 융복합 돼 ‘4차 산업혁명의 종착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박사는 또 기업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생산제조 분야에서 특히 자동차 등 모빌리티 업계에서의 활용이 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기를 조립하거나 디자인 회의를 하거나 원격정비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유통 분야도 활용이 가능성이 높다. 신발 사이즈 측정, 옷 피팅, 미용 체험, 메타버스 플랫폼 내 입점한 브랜드 제품의 구매 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는 또 교육 분야에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간사격 훈련, 고객안내나 식품관리 훈련도 가능하다고 봤다. 초중고 대학의 생물, 화학, 물리, 수학 등 수업에도 활용 가능하다. 수술교육 과정을 메타버스로 활용돼 훈련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화관광예술 영역의 경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활발하게 발달된 메타버스 산업 분야다.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공간의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축제나 강의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가상박물관, 게임, 공연 사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일권 한국전차통신연구원(ETRI) 콘텐츠연구본부 박사. / 대전 MBC 유튜브 갈무리
정일권 한국전차통신연구원(ETRI) 콘텐츠연구본부 박사. / 대전 MBC 유튜브 갈무리
정일권 한국전차통신연구원(ETRI) 콘텐츠연구본부 박사는 ‘메타버스를 위한 실감콘텐츠 기술'을 주제로 발표하며 다가올 미래의 메타버스를 설명했다.

그는 "메타버스는 신기술이라기 보다는 현재 펼쳐지는 실가상 융합 서비스이자 현상을 일컫는다"라며 "모든 특성은 융합해서 이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메타버스로 불리는 제페토나 로블록스는 사실적인 아바타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들 서비스는 사실적인 현장 분위기 전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미래 메타버스에서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주위 공간이 실제 반영된 보다 사실적인 모습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 근거로 에트리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그 중 하나가 후각 측정 원천기술이다. 특정 향기를 인지하거나 구분하지 못하는 치매 전조증상을 고정밀 후각 측정장치로 조기 선별한다. 그는 또 ETRI는 비접촉식 호흡 맥박 측정, VR 통한 특수훈련 실시, 학교나 민간용 VR 스포츠가 가능한 기술이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기술은 공간구축 기술이다. 그는 에트리가 드론으로 영상을 촬영하면 3차원으로 정교한 3D 모델을 그대로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데이터 사이즈가 너무 커 메타버스에 접목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줄이고 활용할 방안이 필요하다"며 "2D 원화를 3D로 바꾸는 기술이나 실제 사람을 보듯 구별이 불가능한 디지털 휴먼을 생성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