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수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높아진 상장문턱과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뚫고 기업공개(IPO)에 도전할 예정이다.

올해는 지주사 체재 아래에 있는 제약바이오 자회사들이 대거 IPO를 앞두고 수출 계약 증대와 투자 유치 등 몸값 높이기 작업이 한창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IPO를 앞두고 몸값 높이기에 열중하고 있다. / 픽사베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IPO를 앞두고 몸값 높이기에 열중하고 있다. / 픽사베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그룹 보령바이오파마 ▲SK케미칼 자회사 SK플라즈마 ▲일동제약그룹 일동바이오사이언스와 아이디언스 ▲휴온스그룹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메디컬 ▲동국제약 자회사 동국생명과학 등이 높은 공모가를 얻기 위한 준비단계에 돌입했다.

우선 보령제약은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를 올해 상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IPO를 대비해 최근 이사진을 개편하고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폭넓은 활동을 진행 중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상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거쳐 연말 상장을 노리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2014년 일본뇌염백신, 2020년 영유아 4가 혼합백신, 2021년 A형간염백신 첫 국산화에 성공한 바 있다. 현재 영유아 5가 혼합백신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백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국내 바이오벤처들과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 컨소시엄 구축하기도 했다.

‘SK플라즈마’는 글로벌 성과, 투자 유치, 제품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 최근 의약품 판매기업 '악시아헬스케어FZC’와 172억원 규모의 혈액제제 중동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SK플라즈마는 지난해도 신규 사업을 유치했다. 2021년 10월 싱가포르 혈액제제 국가 입찰에서 국가사업 전량을 6년간 위탁 공급하는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SK플라즈마는 2023년부터 6년간 혈액제제(알부민 및 사람면역글로불린) 전량을 위탁 생산하게 된다. 270억원 규모(2300만 달러)다. 이밖에 SK플라즈마는 지난해 7월 11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기존 혈액제 사업 성장 가속화와 신규 바이오 영역 사업 확대 등을 위해서다.

일동제약그룹은 오는 2023년 일동바이오사이언스와 아이디언스를 동시 상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일동제약은 이들 자회사를 나란히 투자 유치하는 등 안정적 발판을 확보하는 중이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주식 20%(160만주)를 NH투자증권 등 기관투자자에 200억원 규모로 매각했다. 아이디언스도 지난해 초 4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받아냈다.

휴온스그룹은 오는 2월 휴온스메디케어를 중심으로 휴온스메디컬을 흡수합병시킬 방침이다. 양사 합병은 의료기기 부문에서 역량을 모으기 위해서다. 멸균, 소독 분야 의료기기 사업을 영위하는 휴온스메디케어와 에스테틱 및 치료용 의료기기 사업을 통합해 소독·멸균-에스테틱-치료를 아우르는 국내 대표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지난해 미국 아쿠아빗홀딩스와 4000억원 규모, 독일 헤마토팜과 972억원 상당의 보톨리눔 톡신 ‘휴톡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더불어 중국 아이메이커에 1554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3대 빅마켓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동국제약은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의 IPO를 위한 신규 자금을 확보해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2019년 바이엘코리아로부터 안성공장을 매입한 동국생명과학은 리뉴얼 작업이 곧 완료돼 이르면 상반기에 가동을 예고했다. 안성공장은 파미레이 등 조영제 완제품 및 원료의약품을 확대 공급하기 위한 생산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대적인 제약바이오 기업 상장붐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지주사 제약사들의 자회사 신규 상장 도전을 눈여겨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