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 침입 범죄의 타깃이 주택에서 무인매장으로 변화한다. 에스원은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집콕' 등의 영향으로 침입범죄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코로나가 장기화 됨에 따라 침입 범죄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종합 안심솔루션 기업 에스원의 범죄예방연구소는 27일 85만 고객처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분석 결과를 보면, 2021년 침입범죄는 2020년 대비 25.2% 감소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56.6%가 줄었다. 에스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증가하고 외출이 줄면서 생긴 변화다"고 분석했다. 경찰도 절도, 침입 범죄와 같은 생계형 범죄를 담당해 온 생활범죄수사팀을 7년 만에 해체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생긴 변화 중 하나는 주택 침입 범죄 급감이다. 2021년 주택 침입 범죄는 2020년 대비 72% 넘게 감소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평일에는 재택근무를 하고 휴일에는 외출을 자제하면서 주택이 빈집털이범들의 타깃에서 비켜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신 무인매장이 범죄의 새로운 타깃이 됐다. 무인매장은 2021년 침입 범죄가 2020년 대비 86% 가까이 증가했다.

비대면 트렌드가 보편화 되면서 국내 무인매장은 편의점, PC방, 펫샵, 카페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는 현재 10만개 점포가 운영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2021년 1, 2월이 전체 침입범죄 발생의 26.5%를 차지해 침입범죄가 가장 많은 시기로 조사됐다. 이는 2020년과 비교했을 때도 10.4%가 증가한 수치다. 전체적으로 침입범죄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명절 범죄는 유독 늘었다.

에스원은 "전통적으로 연초와 설 연휴기간에 침입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다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설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는 등 방역강화에 나서고 있어 주택보다 무인매장 등 상점 침입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고 예상했다.

에스원은 달라지는 침입 범죄 동향에 맞춰 언택트 보안솔루션을 찾는 문의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원의 경우 2020년말 대비 2021년 무인 편의점 고객 수가 40%, 무인 PC방 고객 수는 무려 79%가 증가했다. 무인매장용 언택트 보안솔루션은 출입문에는 얼굴인식과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첨단 생체인식 출입관리 시스템을 설치한다. 예전처럼 보안카드를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얼굴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무인매장 내부에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이 탑재된 지능형 CCTV가 설치된다. 기존 CCTV가 범죄 발생 후 증거자료를 확보하는데 그쳤다면, 지능형 CCTV는 매장 내 절도, 기물파손 및 난동, 화재 등을 감지하고 경보를 울린다. 이상 상황이 감지되면 관제센터에서 편의점 내부에 원격 경고방송을 해 범죄를 저지한다. 필요할 경우에는 보안요원이 출동한다. 에스원은 실제로 2021년 무인 인형 뽑기 방에서 지폐 교환기를 부수고 현금을 절취하던 범인을 체포하기도 했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는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설 연휴 기간 침입 범죄 유형을 파악하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무료 보안 컨설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며 "많은 분들이 무료 컨설팅을 이용해 침입 범죄를 예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