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metaverse)와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키워드지만 그 관계는 생소하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두 키워드는 여러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메타버스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 관심을 끌며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메타버스·ESG 관심 많지만 잘 몰라

첫 번째 공통점은 많은 이가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사람들은 메타버스를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같은 모습만 떠올린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하나의 고정된 개념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기술 연구 단체인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가상세계, 거울세계, 증강현실, 라이프로깅(일상기록)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외에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신기술이 메타버스 범주에 들어간다. 하지만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좁은 경우가 많다. 일례로 최근 2030년 메타버스 시장 예상 규모로 언급되는 1700조원 규모는 사실 VR·AR 시장만 포함한 것이다.

ESG도 사전적 의미로는 선뜻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일단 환경을 의미하는 E(Environment)는 의문점이 별로 없다. 하지만 S(사회)와 G(지배구조)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대한경영학회 회장, 국가ESG연구원 원장)는 "S(Social)는 사회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이나 사회적 지속가능성(Social Sustainability)의 준말이 맞다"며 "G(Governance)도 지배구조라고 말하는데 ESG는 주식회사에만 적용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에서 ‘투명 경영’, ‘윤리 경영’이라고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도 지난 1월 ESG 경영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환경·사회·투명 경영’을 선정했다. 이에 따르면 ESG는 환경 보호와 사회적 기여도를 고려하고 법과 윤리를 준수하며 지배 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경영 철학을 말한다.

갈 길 먼 메타버스·ESG…"메타버스서도 ESG 실천해야"

메타버스와 ESG 모두 중요한 트렌드이지만 아직까지 이를 제대로 실행하는 기업이 드물다는 공통점도 존재한다.

메타(구 페이스북)가 대표적이다. 메타는 사명까지 바꾸며 메타버스에 사활을 걸었지만 갈길이 멀게만 보인다. 실제 메타 임원들은 이미 그들의 비전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최대 15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와 관련해 메타가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메타버스와 관련한 사업도 초라하기만 하다. 메타는 올해 2월 실적 발표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의 재무 정보를 처음 공개했다. 리얼리티 랩스는 2021년에만 101억9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영업이익(약 467억5300만달러)의 약 22%에 이르는 금액이다. 매출은 22억7000만달러에 불과했다.

CNBC는 "리얼리티 랩스의 손실이 메타의 전체 수익성에 걸림돌이 됐다"며 "리얼리티 랩스가 없었다면 메타는 2021년 한 해 동안 560억달러 이상의 이익을 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메타의 실정은 메타가 운영하는 소셜 VR 애플리케이션 ‘호라이즌 월드’에서도 잘 나타난다. 호라이즌 월드의 아바타는 다리가 없는 유령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다리를 정확하게 추적하는 기술은 난도가 높아 현재로서는 구현이 어렵다.

호라이즌 월드 관련 이미지. /유튜브 갈무리
호라이즌 월드 관련 이미지. /유튜브 갈무리
ESG 역시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기업 대부분이 홍보 목적으로 ESG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환경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위장환경주의를 말하는 그린워싱(Greenwashing)에 빗대, ESG워싱이라는 말도 탄생했다.

메타버스와 ESG 모두 피할 수 없는 전 세계적 흐름이라는 점도 동일하다. 이에 따라 메타버스에서도 ESG를 실천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기술 발전으로 메타버스와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일이 예상되는 만큼 산업 초기부터 ESG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문형남 교수는 "ESG와 메타버스는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메가 트렌드다"라며 "사람들은 두 개념을 별개로 생각한다. 지금은 메타버스 내에서 ESG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그 비중이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IT조선은 조선미디어그룹의 ICT 전문매체 IT조선은 창간 13주년을 맞아 메타버스 ESG 콘퍼런스를 진행한다. 4월 20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온오프라인이 믹스된 디지털트윈 시대의 환경·책임·지배구조를 주제로 메타버스와 ESG를 대표하는 각 전문가가 참여한다.

행 사 : ‘메타버스 ESG 2022’ 콘퍼런스
주 제 : 디지털트윈 시대의 환경·책임·지배구조
일 시 : 2022년 4월 20일 수요일 09:30~17:00
장 소 : 서울 웨스틴조선 1층 그랜드볼룸 / 온라인
문 의 : 사무국 (070-4285-0546 / eventit@chosunbiz.com)
참가신청 : https://bit.ly/3KdFeHX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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