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업계가 후면 카메라 3개를 둔 ‘트리플 카메라’ 트렌드에 집중한다. 중국 제조사 화웨이가 트리플 카메라 스마트폰을 출시한 가운데 삼성전자·LG전자·애플 등 주요 제조사가 카메라 도입을 추진 중이다.

듀얼 카메라는 이미 스마트폰 시장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트리플 카메라는 스마트폰 본체 부피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자칫 득보다 실이 많은 기술이 될 수 있다. 특히, 트리플 카메라 적용 추세가 단순히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보여주기식 경쟁 대신 실용적인 콘텐츠 확산을 이끌 수 있는 요소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웨이 P20프로. / 화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화웨이 P20프로. / 화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 화웨이발 트리플카메라 트렌드, 타 제조사로 확대

트리플 카메라를 최초로 탑재한 제품은 3월 출시된 ‘화웨이 P20프로’다. 이 제품에 탑재된 트리플 카메라는 모듈별로 화질·해상력·망원 등 각기 다른 개성을 가졌다. 덕분에 화웨이 P20프로는 선명한 사진을 다양한 화각으로 담고, 배경 흐림이나 강한 느낌의 흑백 촬영 등 특수 촬영 효과를 지원한다.

화웨이 P20 프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호성적을 내는 중이다. 출시와 함께 영국·독일·프랑스 등 서유럽 에서 인기가 좋다. P20프로 판매량은 출시 한 달만에 이전 모델인 화웨이 P10플러스 판매량 대비 세 배(311%) 이상 팔렸다.

애플도 차기 아이폰에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13일(이하 현지시각) 애플 관련 IT 전문 매체 페이션틀리의 보도에 따르면, 대만 광학 모듈 제조사 라간정밀이 이미 애플 차기 아이폰용 트리플 카메라 모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트리플 카메라를 가상·증강현실에 필요한 3D(입체) 촬영 기능에 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외 스마트폰 업계는 삼성전자가 차기 모델 갤럭시S10(가칭)에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갤럭시 브랜드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나올 갤럭시S10에는 화면 내장형 지문인식 센서, 트리플 카메라 등 첨단 기술이 장착된다. 다만, 카메라 화소수나 초점거리 등 트리플 카메라의 성능은 알려지지 않았다.

LG전자 V35 씽큐. / LG전자 뉴스룸 제공
LG전자 V35 씽큐. / LG전자 뉴스룸 제공
스마트폰 소식을 다루는 GSM아레나는 26일 LG전자 차기 스마트폰 V40(가칭)에 후면 트리플 카메라와 전면 듀얼 카메라가 장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LG전자는 듀얼 카메라를 광각·표준으로 구성해 왔는데, V40에는 망원 카메라용 모듈이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트리플 카메라 장착 스마트폰의 장단점 전망해보니

트리플 카메라는 듀얼 카메라보다 많은 기능을 구현한다. 대표적인 기능으로는 ‘줌’을 꼽을 쑤 있다. 카메라 유닛 세개를 가진 트리플 카메라는 듀얼 카메라보다 더 다양한 화각을 담는다. 카메라 세개로 피사체와 배경을 따로 촬영한 후 합성하는 방식으로. 배경흐림이나 밝기를 다르게 촬영한 후 합성할 수 있다. HDR(어두운 곳은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하는 기술)이나 인물 촬영 기능의 완성도 역시 높일 수 있다.

트리플 카메라는 ‘특수 촬영’ 시에도 유리하다. 광학 카메라 두개와 거리인식 카메라 하나를 배치하면 고품질 ‘3D 입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사진과 동영상을 동시에 담는 ‘듀얼 레코딩’, 감도나 밝기를 카메라 유닛마다 다르게 설정, ‘고감도 노이즈 감소’ 등 편의 기능도 트리플 카메라의 장점이다.

반면, 카메라 유닛이 늘어날수록 부품 단가가 되고, 단말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단점이다. 작은 스마트폰 본체에 카메라 유닛 세개를 배치할 경우 설계가 복잡해지는 점도 제조사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요인이 되며, 배터리 탑재 공간이 줄고 사용 시간이 짧아지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동시에 가동되는 카메라가 늘어나는 만큼 발열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

◇ 평범한 트리플 카메라가 소비자 매료시킬 수 있나?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평범한 트리플 카메라로는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없으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는 카메라 수나 기계 성능이 아닌, 활용도를 주목한다. 카메라 기계 성능이 아무리 좋더라도 활용도가 떨어지거나 개성이 없다면 수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실제로 개방 조리개, 슬로 비디오 등 카메라 성능만 앞세운 삼성전자 갤럭시S9시리즈(S9·S9플러스)의 판매량은 2012년 갤럭시S3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기술이 상향 평준화된 지금, 추가적인 활용 분야 없이 카메라 숫자만 늘릴 경우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카메라 수가 아니라, 카메라로 어떤 콘텐츠 어떻게 즐길 수 있는지 여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