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에이닷'을 앞세워 산업과 사회 전 영역의 ‘AI 대전환’을 선언했다. 챗GPT의 등장으로 AI 순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감성대화와 목적대화 등 개인화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에이닷을 한국 대표 AI 서비스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유영상 SKT 대표(사장)는 26일(현지시각)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고객·기술 ▲시공간 ▲산업(AIX) ▲코어(Core) BM ▲ESG 등 5대 영역에서 AI 기술을 적용하는 ‘AI to Everywhere(AI를 모든 곳에)’ 비전을 공개했다.

유영상 SKT 대표(사장)가 26일(현지시각)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 SKT
유영상 SKT 대표(사장)가 26일(현지시각)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 SKT
"에이닷, 서비스 고도화·글로벌 진출…한국 대표 AI서비스로 자리매김"

SK텔레콤은 에이닷 서비스를 고도화시켜 한국 대표 AI 서비스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에이닷은 최근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했다.

서비스 도메인은 미디어, 게임, 루틴 등 30여종에서 향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캐릭터도 외부 인기 캐릭터와의 제휴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대화 고도화, 멀티 캐릭터, 맞춤 콘텐츠 등의 새로운 기능은 올해 1분기 업데이트 될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는 내용을 공개했다.

유 사장은 AI 컴퍼니를 비전으로 선포하면서 느낀 소회도 밝혔다. 그는 "AI 컴퍼니 전환 전략을 처음 내놨을 때는 망망대해에 돛단배를 띄운 느낌이었는데, 3∼4개월 만에 챗GPT라는 순풍이 불고 있다"며 "하지만 문제는 큰 범선이 옆으로 지나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강조하는 이유와 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사장은 "예전에는 ‘왜’ 전환하냐고 물었는데, 지금은 ‘어떻게’를 많이 묻는다"며 "통신사는 고객에 대한 접점이 약하다. 접점을 확보하기 위해 OTT를 내고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기존 OTT를 이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서비스의 장점은 기존 레거시 서비스를 건너뛰고 바로 직접 고객과 접촉할 수 있다는 점이다"라며 "궁극적으로 AI 입혔을 때 생산성과 고객가치도 높아진다. 그런 점에서 기존 서비스에 AI를 모두 입히겠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SKT는 에이닷이 챗GPT와 차별화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했다. 챗GPT가 초거대 언어모델에 기초한 지식 대화형이라면, 에이닷은 감성과 과업(태스크) 목적 대화 기능을 발달시켜 보다 개인화된 대화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차별성이 있다는 얘기다.

유 사장은 "챗GPT는 지식 대화인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지식뿐만 아니라 감성 대화가 있을 때 자신만의 데이터를 AI에 제공하게 된다"면서 "지식·감성·목적(Task-Oriented) 대화 세가지를 결합해서 개인화된 대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시공간 넓히는 모빌리티 오퍼레이터로 확장"

유 사장은 SKT의 사업이 지상에서 공중으로, 현실에서 가상공간으로 연결될 것이며, 자율주행, 로봇 등 고객의 시공간을 더욱 의미있게 확대함으로써 모바일 오퍼레이터에서 모빌리티 오퍼레이터로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모빌리티 오퍼레이터로서의 첫 발판인 UAM 사업은 적용 사례 구체화 및 국내 테스트 비행을 통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기체와 상공망, 운항/관제, 입지 분석 등 핵심 기술에 있어서도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수준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런 기술 리더십을 통해 올해에는 제주, 대구 등 국내 주요 지자체와 함께 공항-도심 이동, 새로운 관광 상품 개발 등 다양한 적용 사례를 더욱 구체화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은 AI 솔루션 영역으로 확장한다. 유 사장은 "내년 출시 예정인 사피온의 자율주행 전용 칩셋(반도체)과 최근 지분 투자를 결정한 한국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팬텀AI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AI 솔루션을 만들어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로봇 분야에서도 물류 로봇, 바리스타 로봇 등 각종 상용화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퀄컴’, ‘인티그리트’와 개방형 로보틱스 데이터 플랫폼 개발 협력을 통해 로봇, 모빌리티 분야의 AI 생태계를 활성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 사업도 꾸준히 이어간다. 유 사장은 이프랜드를 메타버스 시대의 싸이월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타버스 열기가 전보다 식은 건 사실이지만 투자를 계속 이어가겠다"며 "이프랜드는 4월 나만의 공간에서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