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개봉된 영화 ‘다이하드 4’. 일단의 테러집단이 천재 해커를 앞세워, 교통과 통신, 전기, 방송 등 미국내 모든 사회기간망을 초토화시킨다는 내용의 블록버스터였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2021년 5월, 이같은 일이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전미 최대 송유관 업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사이버 공격을 당하면서다. 미 동부 전체 석유 운송량의 절반을 담당하며, 서울과 부산을 10번 왕복하는 거리인 총연장 8850km의 이 회사 송유관이 일시에 셧다운됐다. 한마디로, 파이프 곳곳에 결속돼 유압과 유속 등을 실시간 체크
세계 최장수 기업중 하나인 독일 지멘스는 ‘인더스트리 4.0’으로 불리는 4차 산업혁명의 원조이자 진원지로 꼽힌다. 한때는 굼뜨고 노회한 전통기업의 대명사였던 지멘스. 4차 산업의 광풍이 분지 1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어떻게 진화해 있을까?IP미니멀리즘19세기부터 각종 기계장치를 만들고 다뤄온 테크 종가답게 지멘스는 보유특허량 역시 세계 탑클래스를 자랑해왔다. 하지만 2012년도를 기점으로 US특허 기준, 지멘스의 특허출원은 눈에 띄게 준다.EU특허 추이를 보면, 이같은 변화를 더욱 확연히 알 수 있다. 불과 3년전만 해도 유럽
도요타와 아우디, 폭스바겐, GM, 포드 최근엔 테슬라까지. 이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공통점은, 올들어 자사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 또는 감산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 역시 같다. 바로 차량에 들어갈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엔 이같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공급 대란이 메모리칩 분야로 확대되면서, 서버용 D램 가격마저 대폭 오르는 등 반도체 전반의 품귀 현상으로, 연초부터 글로벌 산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이쯤에서 궁금해진다. 그럼 반도체 기업들이 빨리 증산이나 신규 출시를 하면 되잖냐 싶지만, 그게
제조 강국 일본 내에서도 소위 '괴물(怪物) 메뉴팩처링 컴퍼니'로 불리는 기업이 있다. 바로 '키엔스'라는 공장자동화(FA) 전문 업체다. 전형적인 B2B 기업이라, 일반인에겐 생경할 정도로 베일에 쌓인 회사다.매출 규모는 5000억엔대로 우량 중견기업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13조엔에 육박해, 토요타와 소프트뱅크에 이어 전일본 3대 상장사이다. 2020년 6월에는 한 때 소프트뱅크를 제치고 2위 자리에 등극하기도 했다. 시총만 보면, 국내 기업중 삼성전자 외 키엔스와 견줄 곳은 없다. 그만큼 시장이 키엔스의 미래가치
지금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은 이 기업의 서비스 없이는, 이젠 하루도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바로 구글이다. 직접 제조해서 파는 제품 하나 없이도, 구글은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호령한다. 구글이 꿈꾸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미래를, 그들의 'IP 빅픽쳐'를 통해 들여다 본다.기술의 구글, 특허는 쭈글?위 그래프는 구글의 최근 10년간 US특허 출원 동향이다.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매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구글은 2016년말 이후 한국(KR)특허를 단 1건도 출원하지 않고 있다. 첨단 기술기반 테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미 월가에서 돌풍을 일으켜온 수소차 개발업체 니콜라. 나스닥 상장 직후 연일 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이 업체는 불과 3개월만인 2020년 9월 사기 논란에 휩싸이며 CEO가 전격 사임하는 등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니콜라에 1억달러를 투자한 한화그룹 계열사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 특히,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인 이른바 서학개미 돈 1억5000만달러가 이 업체로 몰려있다. 급기야 미 증권당국은 니콜라의 보유기술 실체 등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한 상태다.시장은 속여도, 특허는 못 속인다창업
코로나 사태 이후 전세계적으로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된 기술이 각광이다. 그 가운데 우리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차’ 관련 테크놀러지의 발전 상황이 초미의 관심사다.요즘 나오는 웬만한 신형차들에도 ‘반자율주행’ 기능 정도는 옵션으로 많이들 선택할 정도다. 그만큼, 완전자율주행차를 도로에서 만날 수 있는 날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럼, 관련 기술은 최신 특허에 어떻게 녹아 있을까.중국의 약진지구상 가장 최첨단 기술들이 모이는 미 특허청에 따르면, 현재 자율주행 관련 US특허는 출원건수 기준, 총 4
미국 IBM은 자타가 공인하는 특허왕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질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숫적으로 다소 밀리는 양상을 보이긴 하나, 제조라인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IBM 보유특허의 양과 질은 지구상 그 어떤 기업도 넘보기 힘든 벽임에 틀림없다. 지난 1992년부터 무려 30년 가까이 특허왕좌를 꿰차고 있는 IBM. 이 업체의 IP 속살을 하나씩 들춰보자.거침없는 우상향…연 1만건 특허시대 개막 눈앞매년 5000~6000건 안팎의 특허를 등록해온 IBM은 최근 5년여전부터는 해마다 전년 대비 1000건 내외의 특
포스트잇과 같은 소소한 사무용품부터 전기·전자, 광학필름에 첨단 헬스케어까지. 3M의 제품 라인업은 넓고도 깊기로 유명하다. 그만큼 우리 생활 속에서 3M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이번 편에서는 6만5000여개에 달하는 3M의 취급품목을 특허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또 이를 통해 3M이 추구하는 혁신의 방향과 그 지향점을 짚어보고자 한다.無국경1902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광산회사로 출발한 3M은 설립 초기 사포나 연마제 등 채광에 필요한 용품을 주로 제조했다. 미국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3M이 특허를 첫 출원한 건 설립 20
요즘처럼 ‘안녕하시냐’는 인사가 절실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바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이다. 영국 현직 총리가 확진 판정후 증상 악화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나왔다. 미국과 일본은 뒤늦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세계 각국이 코로나와 하루하루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결국, 인류의 시선은 이제 코로나 사태를 종식시킬 치료제 개발에 쏠려있다. 특허를 통해 관련 기술개발의 현주소와 그 시사점 등을 짚어본다.美∙中, 양떼기 특허로 압도먼저, 코로나 감염증 예방 및 치료제 개발의 원천기술인 ‘항바이러스’ 관련 특허의 출원추이부터 살
필자는 최근 국내 모 대학 IP포트폴리오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이번 작업에선 여러 분야 가운데 유독 ‘연구인력 라인업’이 눈에 들어왔다. 이 대학은 의학분야가 특화된 학교로 널리 알려진 학교다.하지만, 실제로 보유특허(US특허 기준)를 분석해보니 전기전자 등 공학분야의 연구개발과 그에 따른 미국특허 출원건 역시 의학분야 못잖았다.아래는 이 대학 US특허의 발명인 상위 10인에 대한 분포도다. 모수가 많지 않아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공대 교수진 역시 의료분야 못잖은 활발한 연구활동을 진행중임을 알 수 있었다.좀 더 들어가보자. 이
코카콜라 vs. 펩시콜라. 유독, 국내에선 코카콜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미국 등 전세계 탄산음료 시장에서도, 역시 코카콜라의 점유율이 지난 100여간 항상 펩시를 압도해왔다.그런데, 이 두 회사의 전체 매출액과 주가, 영업이익률 등 주요 경영지표를 살펴보면 반전이다. 펩시가 코카콜라를 넉넉히 앞서고 있어서다. 만년 2등 펩시의 그 이유있는 반란, 특허에서 찾아보자.콜라에서 ‘웰빙’으로, 음료에서 ‘종합식품’으로양사 전체 매출액을 보면, 2018년 기준 코카콜라는 318억 달러에 그쳤다. 반면, 펩시 매출은 그 보다 두배 이상 많
작년말 스위스 컨설팅업체 이콘사이트는 전세계 1000여개 기업이 보유중인 특허정보를 분석 및 평가해 ‘가장 혁신적인 기업 순위’를 발표했다. 여기서, 구글의 알파벳을 비롯해, 애플, 아마존, 인텔, 퀄컴 등 기라성 같은 US 테크 컴퍼니를 모두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기업이 있다. 바로, 존슨앤존슨이다.소비재기업의 반란이콘사이트는 이번 조사를 특허분석 전문 업체인 렉시스넥시스의 자회사 ‘패이턴트사이트’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따라서 조사대상 업체 보유 특허가 이번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잣대였다. 그래서 더 의아하다. 유수의 첨단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벽두부터 미국 라스베가스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바로 전미가전쇼, 즉 CES가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 CES 2020에는 161개 국가에서 총 4500여 업체가 참가했다. 관람객만 모두 18만명이 다녀갔다. 혹, 그 18만중 한 명이 아녔어도 상관없다. 이번 CES는 물론, 내년 행사에 소개될 법한 첨단 제품의 컨셉과 상세 기술까지 모두 담긴 보따리를, 지금부터 열어보겠다. 그건 바로 ‘특허’다.가전에서 자동차로CES, 즉 컨슈머 일렉트로닉스 쇼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래 자동차산업을 짊어지고 갈 대표기업은 어딜까. 벤츠? BMW? 아니면, 테슬라?같은 질문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일찌감치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그중에서도 버핏은 바로 이 업체에 꽂혔다. 바로, 비야디(BYD)다.배터리에서 전기차로버핏의 투자를 받은 유일한 중국 기업 BYD는, 대학원에서 전지를 전공한 29세 청년 왕촨푸가 사촌에게서 빌린 250만 위안으로, 1995년 선전에서 설립된 'BYD실업'이 그 모태다. '네 꿈을 펼쳐라', 즉 영문 Build Your Dream의 약자를 따 회사명을 만들 만큼, 왕촨푸 현 B
지난달 보급형 전기차 세단 ‘모델3’의 공식 주문접수가 한국에서 시작됐다. 때마침 영화 ‘커런트 워’가 국내에 전격 개봉되면서, 모델3의 제조사 바로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새삼 커지고 있다.커런트 워에서도 잘 묘사돼 있지만, 영악한 에디슨에 맞서 특허전쟁을 펼치는 천재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에서 사명을 따 설립된 테슬라는, 2019년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124% 증가한 16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자동차 판매대수가 6.4%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약진이다. 특히 올들어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
2008년 한국시장 진출 이후 파죽지세로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잠식했던 다이슨. 이후 날개없는 선풍기와 구멍 뚫린 헤어 드라이기 등 내놓는 제품마다 국내 시장에서 화제를 몰고 왔다.지난 1993년 영국에서 창업한 다이슨은 이미 그 10년전인 1984년 Bagless, 즉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의 발명을 마쳐놓은 상태였다. 전체 인원의 절반인 5800여명을 엔지니어와 과학자로 두고 있는 다이슨은, R&D 비용으로만 800만 파운드, 우리돈 117억원을 일주일마다 다 써버립니다. 회사 성장史가 곧, ‘특허 출원史’인 다이슨의 IP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