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게임질병 갈등, 복지부-문체부 서로 삿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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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5.27 17:51 | 수정 2019.05.27 20:44
게임 산업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국내 보건당국 주도의 민관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를 필두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합의점을 도출하려는 국내 보건당국의 움직임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체부는 WHO의 게임중독 질병 규정에 반대하는 게 기본 입장이며, 과학적 검증 없이 내려진 WHO의 결정에 추가로 이의를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는 게임중독 질병 분류를 공식화한 복지부 제안 협의체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무조정실 등이 주관하는 협의체가 구성되면 참여해 의견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문체부는 제72차 WHO 총회 최종 결과가 나온 이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 / 이데이치 갈무리
복지부는 문체부의 움직임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홍정욱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WHO의 판단은 과학적 근거에 따른 것이다"며 "게임산업 육성과 규제를 관장하는 문체부는 게임중독자 수가 드러나는게 두려운 것이냐"고 맞받아쳤다.

복지부는 WHO가 과학적 근거에 따라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분류 결정을 내렸고 향후 국내 도입과 관련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 문체부는 그 주장을 입증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보건복지부는 문체부 등 관련 부처와 시민단체, 학부모단체, 게임업계, 보건의료 전문그룹, 법조계 등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6월중 구성할 예정이었다.

의학계는 WHO의 이번 결정이 과학적 근거가 없이 진행됐다고 꼬집었다. 미국 스텟슨 대학교 크리스토퍼 퍼거슨 심리학과 교수는 미국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WHO는 엉터리 진단을 내렸다"며 비판했다.

퍼거슨 교수는 "의학적으로 게임중독은 도박 중독과 같은 ‘질병’으로 분류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WHO가 질병 분류를 너무 성급히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WHO의 이번 게임중독 질병 분류가 중국과 한국 정부 탓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프레이밍햄 주립 대학교의 ‘앤서니 빈' 임상심리학과 교수는 "WHO 가맹국인 중국·한국 정부가 수 년간 게임 중독을 골칫거리로 여겨왔고 법적으로 이를 제한할 수단을 찾아왔다"며 "WHO의 의사결정 과정에 중국·한국 정부의 움직임이 영향을 줬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은 자연과학 펀드를 총괄 조직 NSFC가 50편에 달하는 게임중독 관련 논문에 연구비를 지원했고, 한국 역시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 기관이 게임 중독과 관련한 연구를 지원해 왔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013년 한국중독정신의학회가 ‘게임중독법 입법이 숙원사업’이라고 표현한 것을 예로 들며 "게임 중독 질병 코드 분류는 일부 세력이 경제적 이윤을 위해 게임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게임 방송으로 유명한 유튜버 대도서관은 MBC 100분 토론을 통해 "어린이가 바둑을 잘 두고 싶어 하는 건 나쁘게 보지 않으면서, 게임은 어른이 잘 모르니 단순하고 폭력적으로 보는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게임 산업계를 대변하는 미국 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ESA)는 25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문을 통해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조사와 논의가 필요하다"며 "WHO의 결정은 전 세계 수십억명의 게이머가 자신의 행복 추구권을 박탈당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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