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人] 번개장터, 중고폰 시장 양지로 이끈다

입력 2021.04.12 06:00

"아직도 중고폰을 어떻게 처분할지 모르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새로운 휴대폰을 개통할 때 기존에 쓰던 기기를 대리점을 통해 헐값에 팔기도 합니다. 시세를 안다면 그렇게 할 수 없을 텐데 말이죠. 번개장터는 소비자에게 중고폰 시장을 개방해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습니다."

표병훈 번개장터 디지털사업본부장은 최근 IT조선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번개장터의 최근 확장 중인 중고폰 사업 현황과 계획을 밝히고자 언론사와 첫 인터뷰에 나섰다.

표병훈 번개장터 디지털사업본부장 / 번개장터
"소비자의 중고폰 거래 고민이 사업 싹 틔웠다"

번개장터는 중고나라, 당근마켓과 함께 꼽히는 국내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2020년 상반기 기준 MZ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한 Z세대 통칭)가 전체 고객의 84%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곳이다.

표 본부장은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MZ 세대가 플랫폼에서 간편하게 중고 거래를 하도록 번개톡(앱 내 메신저)과 안전결제 등을 적용한 것이 유효했다"며 "취미 활동 중심의 카테고리 설정으로 거래를 놀이 문화로 승화한 점 역시 인기를 얻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부터 중고폰을 시작으로 디지털 기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 가격이 생필품 대비 부담이 되는 만큼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중고 거래를 택하는 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고객이 중고폰 거래 시 느끼는 불편을 해소하고자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매출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사업 욕심이 생겼다"며 "고객이 고민할 지점이 많다는 것은 곧 번개장터가 할 사업이 그만큼 많다는 말과 같다"고 설명했다.

번개장터의 올해 1분기 디지털 기기 수익은 전체의 35%로 전년 동기(32%)보다 늘었다. 2020년 번개장터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품목 역시 스마트폰이다. 그해 1~11월까지 집계된 중고폰 거래 건수는 51만건으로 거래액만 1504억원에 달한다.

번개장터가 중고폰 사업을 위해 도입한 내폰시세 서비스 설명 이미지 / 번개장터
시세조회 서비스 출시에 착한텔레콤 사업부 인수까지

번개장터가 중고폰 사업의 본격적인 확장을 위해 선보인 첫 서비스는 2020년 4분기 도입한 ‘내폰시세’다. 데이터 분석 업체인 유피엠과 함께 중고폰 거래처의 매입, 거래 관련 데이터를 통계 분석해 중고폰 시세를 실시간 확인해주는 서비스다.

내폰시세 서비스는 개시 50일 만에 조회수 100만회를 돌파하며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중고폰 시세 조회 후 견적을 제안받아 판매를 마친 고객 비율도 82%로 다수를 차지했다.

표 본부장은 "스마트폰 가격이 통상 높다 보니 중고폰을 얼마에 팔아야 손해가 아닐지 고민하는 소비자가 많은 점에 착안해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며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의 기기가 거래 물품으로 올라왔을 때 사기일 확률이 높다 보니 시세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번개장터는 중고폰 매입과 유통을 위해 지난해 착한텔레콤의 중고폰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소비자가 내놓은 중고폰을 매입해 검수, 유통하는 과정에서 사업 역량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 번개장터는 인수 후 중고폰 시세와 연계해 매입과 등록 기준을 새로 설정했다. 착한텔레콤이 보유하던 유통 채널을 통해 사업 보폭을 넓히는 행보도 함께다.

그는 "번개장터 안에서 모든 일을 새로 진행할 수 없다 보니 기존에 중고폰 사업을 지속하던 업체를 물색하다가 업력이 오래되고 대외 활동이 많은 착한텔레콤과 논의를 진행하게 됐다"며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니 중고폰 시장 생태계 개선 등에서 지향점이 맞아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표병훈 본부장이 IT조선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번개장터
올해 중고폰 사업 고도화 추진…"음성화한 시장 개선이 최종 목표"

올해는 기존에 선보인 내폰시세 서비스의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1.0 버전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 내지는 추가로 요구하는 사안을 조사해 2.0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소비자가 시세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소지한 중고폰 등급을 바로 확인하도록 하거나 반송 서비스를 개선하는 식이다.

표 본부장은 "2.0 버전을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해 기획 단계를 마친 상태다"며 "개발에 속도를 내서 5월 말에서 6월에는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고폰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고도화, 자동화 등을 위해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 협의도 추진한다. 기회가 있고 가능성이 있다면 필요에 따라 인수를 진행할 수도 있다. 그만큼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모색한다는 의미다.

그는 "현재 사람이 직접 중고폰을 검수해야 하는 등 한계가 있는데, 해외에는 자동화 솔루션이 있는 것을 봤다"며 "현재 물류나 검수 관련 솔루션을 마련하고자 관련 기업과 전략 제휴 등을 테이블에 놓고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번개장터는 이같은 사업을 통해 중고폰 거래 표준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중고폰 거래 시작이 시세 조회인 만큼 하루 3만명 정도인 내폰시세 이용자 수를 10만명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다. 중고폰 사업을 진행하는 디지털사업본부의 월매출은 두 배 이상을 내다본다.

그는 "중고폰 시장이 현금 거래나 탈세 등으로 선입견이 있는 곳이다 보니 중고폰 업계에선 이를 양성화하는 데 큰 열망을 지닌다"며 "번개장터 역시 소비자의 중고폰 거래를 도우면서 업계 생태계 개선에도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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