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검토만' 네이버 오디오 서비스 지연, 왜?

입력 2021.05.04 06:00

1년이 넘도록 도입 검토만
경쟁력 있는 콘텐츠 미비가 이유로 분석

오디오클립 유료 구독모델 도입을 두고 네이버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초 2020년 해당 서비스의 유료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1년째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자체 콘텐츠 미비로 인한 경쟁력 하락이 이유로 분석된다.

네이버오디오클립 랭킹 / 네이버 오디오클립 화면 갈무리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1년이 넘도록 오디오클립의 유료 구독 모델 도입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오디오 서비스 시장, 2024년 1115억원 규모 전망

앞서 네이버는 2020년 안으로 오디오클립에 구독모델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네이버 측은 "지난해(2019년)에만 13종의 오디오북이 각각 1만권 이상 판매됐다"며 "유료 콘텐츠로서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구독모델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관련기사: 듣는 콘텐츠, 말하는 서비스 … 대세는 ‘음성')

네이버가 유료 구독 모델 검토에 나선 이유는 비대면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오디오 콘텐츠 기반 성장세가 가파른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2019년 기준 약 2100만달러(256억원)에서 2024년까지 9160만달러(약1115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네이버 오디오 클립 수요는 올해 꾸준히 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2021년 1월 기준 네이버 오디오클립은 전년 대비 월간 방문자와 재생수가 각각 93%, 137%증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특히 MZ세대의 오디오 콘텐츠 이용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1년 넘도록 검토만…킬러 컨텐츠 ‘無’

이용자가 늘고 성적도 꾸준히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오디오클립 유료 구독형 모델 도입을 두고 1년 이상 검토만 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오디오클립에서 오디오북 유료 구독 서비스 출시하지 않은 상태다"라며 "출시 계획은 검토 중이지만 출시 일정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는 유료 구독 가입자를 확보할 만큼의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독 모델의 경쟁력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서만 소비 가능한 차별적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네이버의 경우 웹툰·웹소설 기반 콘텐츠를 오디오 드라마로 탈바꿈한 서비스로 타 오디오 플랫폼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 인기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나 웹소설 ‘울어봐, 빌어도 좋고' 등 인기가 확인된 콘텐츠를 오디오 드라마 콘텐츠로 제작해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작의 높은 관심과 인기는 오디오 콘텐츠의 안정적 소비로 옮겨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바른연애 길잡이 1화는 32만회 재생수를 기록했지만 2화부터 급감했다. 현재 해당 오디오콘텐츠는 100회 가까이 연재된 상태지만 2021년 1월 12일 업로드된 99화는 2만회 재생에 그쳤다. 10화 이후부터는 재생수가 1만대로 떨어졌다. ‘울어봐, 빌어도 좋고’ 역시 2020년 1화는 23만회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170화는 4만회에 그쳤다. 해당 채널의 구독자도 9만8000명으로 10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반면 오디오 콘텐츠를 중점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은 자체 제공 콘텐츠의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유료 구독자를 확대해 가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윌라'는 책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모든 책의 목소리를 전문 성우가 직접 녹음해 목소리 안정성을 꾀했다. 중심 콘텐츠를 안정적인 목소리의 성우가 제공하는 북콘텐츠로 확보했다. 이용자들은 윌라 강점으로 전문 성우가 제공하는 안정적 음성이 주는 편안함을 꼽는다.

밀리의서재는 구독료를 내면 오디오북 콘텐츠뿐 아니라 전자책도 함께 제공해, 서비스 되는 콘텐츠의 폭이 상당히 넓다. 또 인공지능을 책 녹음에 활용하거나, 사용자들이 직접 녹음을 해서 이를 밀리의 서재 내에서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용자 유입 경로를 마련했다.

지분 투자한 예능 콘텐츠도 두각 못나타내

네이버가 적극 투자한 오디오 예능 콘텐츠도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0년 오디오 클립 콘텐츠 강화 차원에서 뉴미디어 예능 콘텐츠 제작사 ‘모모콘'에 지분을 투자하고, 오디오 클립 서비스를 강화했다. [관련기사: 네이버, 예능콘텐츠 제작사 모모콘에 14억원 투자]

그러나 모모콘이 오디오 클럽에 제공한 콘텐츠의 성적은 좋지 않다. 모모콘이 제작한 오디오 먹방 콘텐츠 ‘문세윤의 고독한 미식 퀴즈’는 무료 콘텐츠임에도 구독자 1만4945명을 모으는데 그쳤다.(2021년 5월3일 기준) 1000회 이하 재생된 에피소드가 상당하다. 현재 네이버클립에서 서비스 중인 모모콘의 콘텐츠 중, 가장 구독자가 많은 ‘썬킴의 세계사 완전정복’조차 1만회 이상 재생수를 기록한 에피소드를 찾아보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오디오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맛'을 주는 것이다. 특히 오디오 콘텐츠에서 구독 모델을 만들려면, 그 플랫폼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색다른 ‘듣는 맛'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네이버는 오디오 콘텐츠만의 특수성인 듣는 맛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자사의 다른 콘텐츠의 인기나 유명인의 영향력에만 다소 의존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