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發 기술유출 논란…가능성 없다 해명에도 업계 떨떠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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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23 06:00
매그나칩반도체(이하 매그나칩)가 중국계 사모펀드에 인수된다는 소식에 디스플레이 업계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다. 매그나칩은 20일 국내 R&D 센터와 생산시설에 2조원 투자를 발표하며 기술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국내 고객사들은 아직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매그나칩은 3월 25일(미국시각) 자사 미국 본사 주식 전량을 WRC와 관련 유한책임출자자들에게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거래 규모는 14억달러(1조6000억원)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매그나칩의 사업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심사 중이다.

LG디스플레이 모델이 신규 OLED 소자가 적용된 77인치 차세대 OLED TV 패널을 소개하고 있다. / LG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구동칩(DDIC) 시장에서 매그나칩은 매출 3억달러(3400억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대만 노바텍, 실리콘웍스 등에 이어 점유율 8위(3.5%)다.

하지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DDIC 분야 만큼은 삼성전자에 이어 매그나칩이 세계 2위다. 패널업체를 보유하지 않은 논캡티브((Non-Captive) 중에서는 세계 1위 OLED DDIC 공급업체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가 만드는 OLED DDIC는 국내 OLED 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일부 모델에 사용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기존의 거래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인수 주체가 중국계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경계심을 풀지 않는 모습이다. 글로벌 자본의 인수로 협력사 제품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셈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부품을 공급 받기 위한 거래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기밀은 공유할 수밖에 없고, 제품 출시 등 업무상 생기는 일련의 과정이 협력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중국 자본이 없는 글로벌 펀드의 인수지만, 중국계라는 자체만으로 리스크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조 대기업이 중국 기업에 부품을 공급받는 것은 흔한 일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나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인 패널 일부를 중국 기업을 통해 납품받고 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업계는 세트업체가 부품을 공급받기 위해 제품 스펙을 공유하는 것과 부품단에서 스펙 공유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한다. 기밀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를 가정하면 보다 정밀한 수준의 부품 단위 기술이나 신제품 정보가 새어나가는 것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은 매그나칩을 인수 자금이 중국 본토 외 지역(오프쇼어)에서 오는 것은 물론, 인수 이후에도 회사 법적 구조가 바뀌거나 지식재산권(IP) 등 핵심기술이 유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그나칩에 따르면 DDIC는 일반적 기능을 담당하는 블록과 패널 특성의 핵심이 되는 고객 IP 블록으로 구성되며, 고객 IP 블록은 모두 패널 업체가 보유하고 있다. DDIC 업체에는 암호화된 블랙박스 형태로 제공돼, 업체가 정보에 원천적으로 접근할 수 없도록 해 보안을 유지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인수 주체의 국적 보다 중요한 것은 매각 이후 시장에서 우려하는 기술 유출 가능성에 얼마나 잘 대비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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