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당국이 중국계 사모펀드의 한국 반도체 업체 매그나칩반도체(이하 매그나칩) 인수건에 대한 검토에 돌입했다.

31일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매그나칩이 최근 성명에서 "미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를 대신해 미 재무부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며 "인수 관련 안내문을 제출하고 CFIUS의 공식 검토를 받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매그나칩은 OLED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구동칩(DDIC)과 자동차용 전력 반도체가 주력이다. 올해 초 미국 본사 주식 전량을 중국계 사모펀드인 ‘와이즈로드캐피털’ 등과 관련 유한책임출자자들에게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 규모는 14억달러(1조6000억원)쯤이다.

매그나칩은 CFIUS의 요구에 대해 "미국에서 인수 건에 대해 어떠한 승인도 필요도 없다고 보지만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미 규제당국이 와이즈로드캐피털의 매그나칩 인수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T 전문가 샹리강(項立剛)은 미국의 제동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CFIUS가 독점력이나 국가안보 등 애매모호한 이유를 대거나, 단순히 승인을 장기간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이 해외 인수업체의 자원·기술로 반도체 제품 생산 능력을 확보, 미국 제품을 살 필요가 없어지는 상황을 미국이 두려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인 푸량(付亮)은 "이번 인수가 미 기업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거나 합병 후 매그나칩이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등 특정 조건을 붙여 CFIUS가 승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매그나칩에 따르면 와이즈로드캐피털은 매그나칩의 인수 자금이 중국 본토 외 지역(오프쇼어)에서 오는 것은 물론, 인수 이후에도 회사 법적 구조가 바뀌거나 지식재산권(IP) 등 핵심기술이 유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