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가 강조한 ‘ESG경영’ 평가 제대로 이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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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0.12 06:00
엔씨소프트(엔씨, NC)가 올해 초 발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두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성희롱과 과도한 과금 체계 등 연이은 논란으로 ESG 요소 중 하나인 ‘사회’에 포함된 내부 조직문화가 그 배경이다. 이를 이유로 일각에서는 엔씨가 ESG경영에 집중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ESG경영을 펼치기 위해선 외부 이미지에만 공 들일 것이 아니라 사내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 엔씨소프트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최근 발표한 ‘2020 ESG 등급 평가’에서 엔씨가 받은 등급에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특히 ESG경영에 박차를 가한 엔씨가 ESG의 핵심 요소인 ‘사회(S)’ 요소에 신경쓰고 있어 보이지 않는데 과분한 점수를 얻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KCGS 발표에서 엔씨는 환경 D, 사회 B+, 지배구조 A로 종합평가 B+를 받았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한다. ESG경영은 3가지 요소를 골고루 고려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경영 철학이다.

‘S’ 빠진 ESG경영…평가점수는 B+(?)

엔씨의 사회 요소 점수에 의구심을 드는 건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 때문이다. 최근 엔씨는 성희롱 논란을 겪었다. 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엔터사업실 내에 성희롱을 일삼는 인물들이 있지만 회사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 여직원들만 퇴사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특히 해당 사건의 폭로자는 여직원들이 회사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해당 부서를 책임지고 있는 윗선에서 이를 묵과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실 역시 제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에 엔씨는 윤리경영실이 내용을 접수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또 성희롱에 매우 엄격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논란이 확산되자 엔씨는 해당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을 직위해제하고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이지훈 한국게임학회 법제도분과위원장(서원대 교수)은 "엔씨는 엄격한 정책을 갖췄다며 진상 조사 후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외부적으로 나타낸 입장일 뿐이다"라며 "내부적으로도 명확하게 피해자를 위해 조치를 취할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잇따른 과금 유도 비즈니스 모델(BM) 논란도 사회 요소 점수에 의구심을 불어 넣는 요인이다. 리니지 형제(리니지M·2M)의 대표 시스템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경험치와 아데나 획득률 증가, 비각인(거래 가능) 아이템 획득 효과를 얻는 강화 효과다. 문제는 레벨이 높아질수록 유료 재화 양이 많아 이용자의 불만이 컸던 시스템이다. 이용자 불만이 폭증하자 엔씨는 리니지 형제의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을 개편하고, 신작 리니지W에는 도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확률형 아이템 축소와 과금 체제 개편이라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안내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확률형 아이템, 즉 도박이라고 이용자로부터 지탄 받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에서 좋은 조직문화라는 자부심을 직원들이 가질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주관적인 KCGS 평가 항목…내실 다지기가 우선

일각에서는 KCGS가 성희롱과 확률형 아이템, BM 문제를 겪은 엔씨의 사회 부문 평가를 잘못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사회 부문 평가 항목이 주관적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KCGS는 근로자, 협력사 및 경쟁사, 소비자, 지역사회 문항을 나눠 ESG 기본평가를 시행한다. 이후 심화평가로 넘어가면 공시자료, 뉴스, 미디어 등 정보를 상시 수집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사회 부문의 평가의 경우 외부에서 봤을 때 평가가 주관적이지 않냐는 우려가 있다"며 "공개된 정보를 정형화 된 평가지표를 통해 평가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게임은 개발도 중요하지만 결국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서비스’하는 면도 중요하기 때문에 일종의 서비스 업종 분야로 볼 수 있다. 콘텐츠 서비스의 경우 고객과 관계를 다지기 위해 외부 마케팅을 많이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임직원과의 관계에서도 내부 마케팅이 많이 이뤄져야 더 좋은 서비스가 창출된다고 이야기 한다. 내부 마케팅을 시도해 내부에 있는 잠재적 고객인 직원들이 만족을 해야 이들이 외부 고객에게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호작용이 형성된다는 뜻이다.

이지훈 위원장은 "내부 직원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이들에게 외부의 고객이 만족한 서비스를 제공하라는건 어폐가 있다"며 "내부적으로 탄탄해야 외부로 흘러가는 이미지가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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