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전문 매거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1991년 12월호 ‘286을 386으로 업그레이드 합시다’ 특집 기사 이미지 / IT조선 DB
소프트웨어 전문 매거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1991년 12월호 ‘286을 386으로 업그레이드 합시다’ 특집 기사 이미지 / IT조선 DB
‘그때 그 시절 IT’는 소프트웨어 전문 매거진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이하 마소)’의 기사를 살펴보고 IT 환경의 빠른 변화를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마소는 1983년 세상에 등장해 IT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IT조선은 브랜드를 인수해 2017년부터 계간지로 발행했습니다. ‘그때 그 시절 IT’ 코너는 매주 주말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조립 PC는 자신이 원하는 사양의 부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케이스 하나만으로도 ‘나만의 PC’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좋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PC 보급은커녕 사용해보는 것도 쉽지 않았던 1990년대는 어땠을까.

마소 1991년 12월호에는 ‘야!너두 PC 조립할 수 있어’라는 콘셉트의 특집 기사가 실렸다. 제목은 ‘286을 386으로 업그레이드 합시다’이다. 386은 인텔이 최초로 32비트 동작 방식을 적용한 CPU로, 전세계 PC 산업이 큰 변화를 겪는 시기를 상징하는 명칭이기도 하다. 정확히는 앞에 ‘80’이 붙어 80286, 80386이라고 명시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PC를 구성하는 부품은 크게 다르지 않다. CPU, RAM(메모리), 저장장치 등이 메인보드 위에 장착되고 파워서플라이의 전원 공급을 통해 작동된다.

직접 PC를 조립하는 순서가 마소 매거진에 실려 있다. / IT조선 DB
직접 PC를 조립하는 순서가 마소 매거진에 실려 있다. / IT조선 DB
그렇다면 조립 PC 가격은 어땠을까, 각 부품별로 구매해 직접 조립하는 PC 가격이 완제품 가격보다 얼마나 더 저렴했을까. 마소 매거진에 명시된 부품 가격을 보니 드라마틱한 차이는 안 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80386 칩으로, 왼쪽은 보급형인 80386SX 오른쪽은 고급형인 80386DX / IT조선 DB
80386 칩으로, 왼쪽은 보급형인 80386SX 오른쪽은 고급형인 80386DX / IT조선 DB
마소 매거진을 보면 ‘보드별 사양과 가격 정보’가 나와 있다. 그 중 ‘마이크로닉스, 3333-00 ACP/D’에 대한 설명으로 "인텔의 33MHz 80386 CPU를 장착하고 있으며, 메모리 소켓은 32비트짜리 4개를 제공한다"고 적혀 있다. 가장 중요한 가격은 82만원. 이외 메인보드 10여 종이 소개됐는데 가격은 50만 ~ 80만원대다.

다음으로 메모리(DRAM)다. 용량별 종류는 64Kb, 256Kb, 1Mb(4 X 256Kb) 등이 있고, 가격은 1Mb 기준 4만원대다. 저렴한 것 같지만 30년 전 가격이라는 점 잊지않기를 바란다.

100MB 하드디스크(HDD) / ebay.com
100MB 하드디스크(HDD) / ebay.com
하드디스크는 메모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쌌다. 평균적으로 20MB ~ 30MB를 사용했는데 이왕 업그레이드 하는 거 100MB 정도를 구매하라고 마소 매거진은 추천했다. 가격도 1~2년 전에 비해 많이 저렴해졌다고 덧붙였다. 가격은(100MB) 40만원대.

그 외 PC 케이스는 4만원대,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는 5만5000원대로 소개됐다.

합산해보니 인텔의 최신 386 CPU가 장착된 PC를 직접 조립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만 ~ 130만원선이다. 당시 완제품 PC가 150만 ~ 300만원 정도였는데 그와 비교하면 충분히 가성비 있는 가격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30년 전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후덜덜(?)’한 가격이지만 말이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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