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PC는 자신이 원하는 사양의 부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케이스 하나만으로도 ‘나만의 PC’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좋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PC 보급은커녕 사용해보는 것도 쉽지 않았던 1990년대는 어땠을까.
마소 1991년 12월호에는 ‘야!너두 PC 조립할 수 있어’라는 콘셉트의 특집 기사가 실렸다. 제목은 ‘286을 386으로 업그레이드 합시다’이다. 386은 인텔이 최초로 32비트 동작 방식을 적용한 CPU로, 전세계 PC 산업이 큰 변화를 겪는 시기를 상징하는 명칭이기도 하다. 정확히는 앞에 ‘80’이 붙어 80286, 80386이라고 명시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PC를 구성하는 부품은 크게 다르지 않다. CPU, RAM(메모리), 저장장치 등이 메인보드 위에 장착되고 파워서플라이의 전원 공급을 통해 작동된다.
다음으로 메모리(DRAM)다. 용량별 종류는 64Kb, 256Kb, 1Mb(4 X 256Kb) 등이 있고, 가격은 1Mb 기준 4만원대다. 저렴한 것 같지만 30년 전 가격이라는 점 잊지않기를 바란다.
그 외 PC 케이스는 4만원대,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는 5만5000원대로 소개됐다.
합산해보니 인텔의 최신 386 CPU가 장착된 PC를 직접 조립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만 ~ 130만원선이다. 당시 완제품 PC가 150만 ~ 300만원 정도였는데 그와 비교하면 충분히 가성비 있는 가격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30년 전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후덜덜(?)’한 가격이지만 말이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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