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회사인 인텔이 14일 3명의 부사장 권한 강화와 반도체 설계.마케팅 활동 통합 등을 골자로 한 경영 구조개편을 단행했다.

이와 함께 인텔의 핵심 사업을 총괄했던 팻 겔싱거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그룹장 등 2명의 고위 임원은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인텔은 이날 구조개편을 통해 신 맬로니, 대디 펄뮤터 및 앤디 브라이언트 등 부사장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한편 반도체 설계와 마케팅 부문을 신설한 아키텍처 그룹으로 대부분 통합, 역할을 분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판매.마케팅을 총괄하던 맬로니 부사장은 기업과 영업활동을 맡게 됐으며 이동통신 관련부문의 멀뮤터 부사장은 제품개발을 이끌게 된다.

또 재무책임자(CEO)인 앤디 브라이언트 부사장은 회사의 생산활동을 책임지게 됐다.

인텔측은 이번 부사장들의 역할 증대 등과 관련 폴 오텔리니(58)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의 전략과 성장문제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부사장들의 권한이 크게 강화되고 오텔리니의 후계로 유력시돼 온 겔싱거의 퇴사와 관련 이들 3명이 향후 인텔의 CEO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조치와 함께 지난 30년 인텔에서 일해 온 겔싱거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그룹장과 브루스 시월 수석 변호사가 인텔을 떠났다.

겔싱거가 총괄했던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그룹은 데스크톱 컴퓨터와 서버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칩 등 인텔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왔다.

다음 주 샌프란시스코의 개발전문가 포럼에서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던 겔싱거는 정보기술(IT) 솔류션기업인 EMC로 옮겨 '정보 인프라' 제품부문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맡게 됐다.

EMC도 이날 호워드 엘리어스를 정보서비스 부문 사장 겸 COO로 승진시킴에 따라 지난 2001년 이후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조 투치(62) 이후를 놓고 이들 두 사람 사이에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bulls@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